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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조승호)

파랑새 | 2016.02.26 | 조회 1111



   이번에 하늘로 떠나신 장인어른의 주민번호는 19로 시작했습니다. 실제 그보다는 좀 젊었다고 하셨지만, 아무튼 법적으로는 97세였습니다. 그러나 누구도 그 연세로 보지 않을 만큼 정정하셨습니다. 3~4년 전 허리를 다쳐 일어설 수 없게 되면서 급속도로 노쇠해지셨습니다. 처음에는 육체적으로, 뒤를 이어 정신적으로 급격히 노쇠해지시는 것을 지켜봤습니다. 움직이던 사람이 움직이지 못한다는 것, 그것은 형벌이었습니다.

 

   장인어른이 제게 해주신 말씀을 기억합니다. 해직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였습니다. “조서방! 내가 자세히는 모르지만 영희(제 집사람입니다) 얘기 들어보니까 자네는 잘못한 것 하나도 없네. 복직 안되더라도 절대 기죽지 말게. 자네는 성실하니까 뭘 해도 잘 할 수 있을 거네. 나는 자네가 뭘 하든 항상 자네 편이네” 장인어른은 사위가 연합뉴스 기자, YTN 기자인 것을 무척이나 자랑스러워 하셨습니다. 그렇기에 해직까지 당한 제가 서운하셨을텐데 최소한 제 앞에서는 그렇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장인어른의 격려는 그 뒤 제 삶의 방향이 됐습니다. 제가 누구를 만나더라도 이해를 따지지 않고 대할 수 있고, 그 누구 앞에서도 기죽지 않고, 특히 떡봉이(?)들을 지금도 감히 경멸스런 눈으로 쳐다볼 수 있는 것은 제 자신의 신념과 함께 장인어른과 같은 든든한 버팀목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비록 어른은 떠나가셨지만, 그 말씀은 제 가슴 속에 여전히 살아 숨쉬고 있습니다.

 

   장인어른의 마지막 길을 위로해주신 선후배 동료들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많은 분들이 따뜻한 말씀을 전해주셨고, 멀리 제주까지 직접 찾아오시기도 했습니다. 특히 제 집사람을 알고 있는 많은 분들이 집사람을 걱정하고 위로해주셔서 더욱 감사드립니다. 저와 제 집사람에게는 정말 큰 힘이 됐습니다. 덕분에 장인어른도 편히 가셨으리라 믿습니다. 선후배 동료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앞으로 차곡차곡 갚으면서 살아가겠습니다. 다시 한번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2016. 2. 26 조승호

 

 

   (위로해주신 선후배 동료들께 일일이 직접 찾아뵙고 감사의 말씀을 드리는 게 도리이겠지만, 제가 노동조합 사무실 외에는 갈 수 없는 형편이다 보니, 본의 아니게 이렇게 글로 대신 인사를 드리게 된 점 이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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