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보도국장 선거 이후 이어진 부팀장과 사원 인사.
이번 사태를 매듭지을 계기가 될 것이라고 믿었었다.
노조가 큰 양보를 한 만큼 그동안 침묵했던 부팀장 선배들도
해,정직자 복직과 징계,고소 철회를 이끌어 내기 위해 나서줄거라 생각했다.
동생같은 후배들이라며, 꼭 제 자리에 돌려놓겠다고 말한 사람들을 기억한다.
그들의 말을 믿었었다.
언젠가는 나서줄 것이다...정말 그렇게 믿고 있었다.
새파란 것들이 자신들을 모욕했다며 후배들의 목을 치고,
태연자약하게 자기들의 배를 채우는 간부들과는 다를 것이라 믿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에게 다시 한번 배신당했다.
가슴이 찢기는 것처럼 아프지만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아무도 이 문제를 해결하려 나서지 않는다는 것을.
결국 우리들 스스로가 아니면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회사 정상화를 외치면서, 경제 위기라고 떠들면서
그들은 과연 무엇을 했나?
해정직자 문제를 풀지 않고서는 결코 정상화란 없음을 잘 알면서도
임단협 논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며 무시해 버렸다.
'몇 년이 걸릴지 모르겠지만 법원 판결 받아서 복직할 수 있으면 해봐라'
자기들은 아쉬울 것 하나 없는데 뭐하러 복직시키냐는 식이다.
저열하기 짝이 없는 이지메다.
회사의 미래는 눈꼽만치도 생각지 않는 소인배들의 분풀이다.
이 뿐 아니다.
조직 늘리고 임원 자리 늘려 결국 자기들 잔치를 벌였다.
1년에 수십억씩 적자 나는 자회사, 제작비를 심지어 늘려줬다.
불필요한 조직 줄이고, 일 안하는 사람에게 들어가는 헛돈만 줄여도
임금 삭감 안해도 된다.
이건 단순한 돈 문제가 아니다.
이런 경영진에게 이렇게 엄중한 시기에
과연 회사의 미래를 맡겨도 되는지를 묻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생존이 걸린 문제인 것이다.
그래서 지금 돌파구가 필요하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상처는 깊어지고 회복 시간도 길어진다.
사측에 매서운 죽비를 내려야 한다.
지금까지 그랬듯이 결국 우리들이 똘똘 뭉치지 않으면
ytn의 정상화는 이룰 수 없다.
코 앞에 닥친 민영화 문제도 풀 수 없다.
일을 사랑하고 동료들을 사랑했던,
그 시절의 ytn으로 결코 돌아갈 수 없다.
3월 2일, 제작거부 투쟁에 나서며
로비에 운집했던 검은 점퍼들의 행렬을 잊지 말자.
우리들이 가진 힘은 단결, 그 하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