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아버님 가시는 길에 슬픔을 함께 해주신 동료 선,후배 여러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너무나도 급작스런 소식에 황망히 찾아뵈었으나, 끝내 눈을 맞추지 못하고 말씀도 받들지 못한
불효를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누구나 피해갈 수 없는 일이지만, 가시는 길에 막내 아들을 향한
걱정을 덜어드리지 못한 점 못내 아쉽습니다. 더욱이 최근 들어 부쩍 쇠하시어 저를 찾으셨지만,
급한 일 처리한 뒤 뵈려했던 저의 안일함이 죄스러울 따름입니다.
돌아가신 아버님은 당신의 막내가 YTN기자임을 늘 자랑으로 여기셨습니다.
해직기자 신분이 된 뒤에도, 맡은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 감수해야할 역경으로 받아들이라 하셨습니다.
다만 항상 돌아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셨습니다.
YTN을 둘러싼 모든 일을 듣고 싶어 하셨고, 관련 뉴스가 나올 때마다 제 설명을 따로 듣고 싶어
하셨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있으셨겠지만, 자식에게 당신의 말을 앞세우시지 않으셨습니다.
동료를 아끼는 선, 후배들의 마음에 감탄해 하셨고 늘 고맙게 여기셨습니다. 그러면서 항상 잘 될 것이라는 격려를 잊지 않으셨습니다. 크나큰 명분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도타운 정이라 하셨습니다.
아버님 모시는 길에 깊은 애도와 정성을 함께 해 주신 분들에게 감사의 글을 쓴다는 게 길어졌습니다.
애도는 곧 일상에 묻히고, 간간이 날아드는 상념 속에서만 자리하겠지요.
찾아뵙고 일일이 인사드리지 못한 점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현덕수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