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국토순례 출정식에서 약간 서운했습니다.
과연 해직자들이 대장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 걱정들을 많이 하시던데...
특별히 친한 몇몇 후배들이 제게 '조선배는 전혀 걱정 안된다'면서
오히려 '다른 사람들 잘 챙기라'고 주문까지 했습니다.
왜 나는 걱정해주는 사람이 없을까요? ㅠ.ㅠ
그런데 조금 건방진 얘기지만, 제 자신도 별로 제가 걱정되지 않습니다.
그냥 요령 피우지 않고, 포기하지 않고,
가야 할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것은 얼마든지 할 자신이 있습니다.
그래서 서운해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후배들이 주문한 대로 참가자 전원이 탈 없이 무사히 대장정을 끝까지 마무리하는 것을
제 목표로 삼기로 했습니다.
마라톤으로 치면, '페이스 메이커' 역할입니다.
첫 날인 오늘은 조금 무리를 했습니다.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앞 농성장에 시간 맞춰 도착하기 위해
한낮의 뙤약볕 아래서도 휴식 없이 계속 걸었습니다.
노종면은 발가락에 물집이 잡혔고,
다른 후배들도 대놓고 말은 못하지만 힘들어하는 티가 역력합니다.
내일부터는 아침 일찍과 오후 늦게 부지런히 걷고,
한낮의 뙤약볕 아래서는 무리하지 않고 쉬엄쉬엄 걸어야겠습니다.
하루이틀 뜨겁게 목숨 걸고는 장렬히 쓰러지는 대장정이 아니라
앞으로 3주 동안 지금보다 조금은 더 영악해져서
마지막까지 쓰러지지 않고 환한 얼굴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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