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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답없는 메아리 -또라이가 된 사연

박진수 | 2014.02.28 | 조회 1418

    #1 기억

"왜 그랬는지 잘 생각해보십시오?"

"나는 너희한테 그렇게 잘못한 거 없다고 생각해."

선후배 관계도 사라지고 인사도 외면하고 있는 회사 간부와

얼마 전 인사발령 공지 후 대화 일부입니다.


    #2 기억

"방법이 서로 다르지 난 나 나름대로 할 수 있는 거 했다고 생각한다.

구본홍 시절부터 우리 방 후배들 다치지 않게 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예전에 오디오맨 채용도 나 혼자서 한 거다."

최근 후배 결혼식에서 서로 생각이 다르다고 생각하는

영상취재부 모 부장대우의 말씀 중 한 부분입니다.

물론 전 동의하지는 않았지만요.


    #3 상황   

이 분과의 대화는 2월 13일 회사 인사발령에도

영상부서는 철저히 외면된 인사 난맥 상황과

일련의 부서원 감독 소홀에 대한

영상국장 책임을 물어야 하지 않느냐고 얘기하면서

그럼 "네가(글쓴이) 건의하라"해서..

"문제가 생긴 출입처 1진은 책임이 없습니까?"

말하시는 분이 건의하라고 다시 말했고 고성이 오고 갔습니다.


     #4 망각    

6명의 해직과 다수의 중징계, 10명 이상의 형사고발과 4명의 긴급체포,

그리고 파업, 또 그리고 파업..

장시간의 흐름에 무뎌진 걸까?

아님 노조와 회사의 대립이 사라졌다고 자체 판단한 걸까?

이유야 모르겠지만

노조측의 행동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뜨거운 애사심으로

파업 또한 철저히 외면했던 분들께서

요즘은 너무나들 당당하게 자기 합리화의 의견을 꺼내 들고 있습니다.

 

"내가 뭐 그리 잘못했느냐"는 겁니다.

지금도 이럴진대 십수 년이 지난 후 언제쯤은 아니 조만간 얼마 후에는

해직 동료와 중징계 자는 회사를 전복하려 했다고 할지도,

또는 사주를 받은 정치 모사꾼이라고 할지도 모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후배들이 손을 내밀고 절규하고 도와달라 애원할 때

그리고 일로써 평가받지 못하고 억울하게 피해를 보고(물론 억울하지 않다 생각하셨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눈물 흘릴 때 선배라고 지칭 받고 싶었던

선배분들은 어디에 계셨나요?

일만 죽으라 하고 YTN의 Y만 봐도 가슴이 뜨거워지는

그런 후배들을 징계하고 불이익을 줬던 간부들과 웃으면서

술잔은 혹시 부딪히지는 않았나요?

보도가 유린당하고 언론사로서 존재가치가 흔들릴 때

선배라고 지칭 받고 싶은 여러분들은 어디 계셨나요?

 

파업으로 월급을 받지도 못하는 후배들을 보며

'너희는 해라 난 월급도 받고 나중에 인상분도 챙기고 승진도 하련다'

그러시지는 않으셨나요?

 

사장의 법인카드가 문제가 되고 평일 골프 문제가 터졌을 때는 어디 계셨나요?

사장이 충성심이 돋보인다는 불법사찰 증거물이 나왔을 때도

도대체 어디 있었단 말입니까? 더 열거할까요?

 

난 생각이 틀려서, 난 특파원이니까, 난 출입처에 있으니까,

난 연륜이 좀 된 사람이니까, 난 몸이 좀 안 좋으니까,

난 가정이 복잡하니까...등등등에 말과 생각들..

좀 솔직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냥 나는 미안하지만, 언론사라고 생각하기보다

돈이나 받으면서 그럭저럭 잘 살고 싶고,

회사가 2등 방송이 되든 말든 안 잘리고 월급만 받으면 OK이며,

동료들의 아픔보다는 나의 안위와 내 가족만 따뜻하게 지내는 게 바램이고,

능력으로 평가받는 것이 없어진 이 회사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때론 스스로 좀 비겁하다는 생각이 들지라도

웃어가며 좋은 출입처 나가고 승진해야 한다 생각하고..

이렇게 말하는 게 오히려 순수하고 솔직하지 않습니까?

 

물론 이 글이 상처가 될 수 있겠죠.

하지만 말입니다. 동료로서 상대편의 상처를 한 번쯤은 생각해 보셨나요?


나도 할 만큼 했다던가, 내가 무슨 큰 잘못이 있었느냐라던가,

내가 예전에 무얼 했다든가, 제는 왜 저 모양이냐라든가,

이런 용어들로 어찌 모든 걸 이해해 주시라 생각하신단 말입니까?

과연 동료의 정이, 선후배의 신뢰가 남아 있다 생각하나요?


      #5 생각

회사에서 어떤 분이 그러더군요.

"너 다들 뭐라 하는 줄 알아? 영웅 심리에 빠져서 후배들한테 보여주기 위해

그런다고 해." 한마디로 편협한 영웅주의 흉내 내는 인간이란 말 같더군요.

정확히 말하면 너 '또라이'다라고 하는 말인 것 같더군요.


그래요..저 또라이 된 것 같습니다.

윗사람한테 인사도 않고, 고분고분하지도 않고,

문제 제기에는 혼자서 대단한 인간인 양 목소리를 높이고,

선배와 동료들에게 안하무인이며, 조직에 무적응 인간으로 치부되더군요.

그래도 다행인 건 일 펑크내고 취재 일정 소화 못 한다는 말은

하지 않으시는 것 같기에 그걸로도 감사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 4.1 합의를 휴지통 속에 넣어버린 배석규 사장을 인정하지 못하겠습니다.

전 노사 단협으로 만들어 낸 보도국장 추천제를 무시하고 임명으로 선임된

보도국장 또한 인정하지 못하겠습니다.

인정하지 못하면 "네가 나가라." 하시겠죠?

살아남은 자의 고통을 거창하게 꺼내기 전에 잘리지 않는 한 그건 못하겠습니다.

6명의 해직자는 회사를 그리 오고 싶어 하는데

내 발로 나갈 수는 없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분 중에도 생각이 상반되고

내용에 동의를 못 하거나 많이 틀린다고 생각하실 줄 알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 부분 또한 저의 옹졸함과 치졸함, 그리고 우매함으로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하지만요..지금의 우리를, 회사를, YTN을 냉정하게 바라보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꿈꾸었던 언론사, 방송국..

일간신문 편성표에 YTN 편성표가 공중파와 나란히 실렸을 때

그 감정을 전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수송동 셋방살이에서 남대문 사옥으로 이사해 퇴근할 때 불 켜진 회사 야경 모습,

그 순간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소중히 가져가고 싶어 동료들과 회식도 뜨겁게 같이했고

특종을 위해 몸부림도, 새로운 콘텐츠의 개발도 항상 고민했었습니다.


오늘 민영화 기사가 나왔더군요.

이제 명분도 보도의 가치도 민영화의 블랙홀에 집어넣겠군요.

그렇지만 변하지 않는 건요. 우리가 건강해야 미래를 담보할 수 있다는 겁니다.

 

미래에 불안함을 느끼는 사원과 좌절감을 느끼는 구성원들에게

사장, 전무, 국장이라 지칭하는 분들은 최소한 창피함과 더불어

스스로를 돌아보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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