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YTN의 공신력을 또한번 무너뜨린 뼈아픈 오보가 있었습니다.
회사 차원에서 공식 사과했으니 후속 조치를 지켜봐야겠죠.
그렇지만 어떤 면에서 보면, 오보보다 더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오보는 실수이고 1회성으로 끝날 수 있다 하더라도, 기사의 수준은 1회성이 아니라 계속 되풀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기사가 오보도 오보지만, 오보 문제를 제쳐놓더라도 기사 자체가 ABC를 갖췄는지 의문입니다.
오보 부분을 드러내고 방송된 리포트 원고를 보니, 이건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성의없이 쓴 게 아닌가 싶습니다.
1. 리포트 본문 6문장이 모두 “박근혜 대통령은... 말했습니다”로 돼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 기사 원문을 보면, 박 대통령의 이런 발언이 나오게 된 배경(최근 북한의 핵실험 위협, 대북 제재에 대한 반발, 일본과 중국의 움직임 변화 등)에 대한 설명도 나와있는데, 월스트리트저널 기사를 소개하면서 월스트리트저널의 시각이나 분석은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고 박 대통령의 발언만 그대로 옮겨쓰기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요?
영어식 표현으로는 “Ms. Park said ...”라고 돼 있지만, 보통 우리말로 기사 쓸 때는 “말했습니다” “밝혔습니다” “강조했습니다” “경고했습니다” 등등으로 바꾸는 노력이라도 하지 않나요?
2. 앵커멘트 2문장과 기자 리포트 앞부분 2문장이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똑같습니다.
이게 리포트 구성의 ABC 맞는지요?
저는 기사쓰는 법 배울 때 앵커멘트와 기자 리포트 원고 첫 문장이 똑같은 게 대표적인 곰바우짓이라고 배웠습니다.
앵커멘트와 기자 리포트 원고를 합쳐서 ‘기-승-전-결’의 구조로 해야 하고, 이 가운데 앵커멘트가 ‘기’의 역할을, 리포트 본문이 ‘승-전-결’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입니다.
제가 잘못 배운 건가요?
오보가 YTN의 공신력을 허물어뜨렸다면, 이런 수준의 기사들은 YTN의 경쟁력을 떨어뜨리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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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
박근혜 대통령, "북 핵 실험시 한국 핵 도미노 방지 힘들게 돼"
[앵커]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할 경우 한국이 동아시아 지역에서 핵 도미노가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은 힘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8일 청와대에서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말했습니다.
뉴욕에서 000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할 경우 한국이 동아시아 지역에서 핵 도미노가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은 힘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8일 청와대에서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말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의 4차 핵실험은 주변 국가들에게 핵 무장의 구실을 제공함으로서 도미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의 새로운 핵실험이 주는 한가지 효과는 이웃 국가들이 독자적인 핵무기 개발을 할 필요가 있다는 우려를 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이 4차 핵실험을 실시할 경우 한반도 안보 상황에 엄청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한다면 북한은 루비콘 강을 건너는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뉴욕에서 YTN 000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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