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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원게시판

YTN마니아는 항상 여러분과 함께합니다.

다시 돌아올 겁니다!

현덕수 | 2014.12.18 | 조회 1180

   현덕수입니다.

 

내년부터 뉴스타파에서 일하게 됐습니다.

뉴스타파에서 일하는 것은, YTN으로의 복귀가 이뤄지기까지입니다.

법적인 복직은 무망해졌지만,

여전히 저는 조합원이고 YTN 복귀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해고 확정 판결을 받아들고, 참담함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게 동요하지 않았던 것은,

든든한 병풍이 돼 주시고 있는 동료 여러분들 때문이었습니다.

 

요즘 들어 부쩍 옛날 일이 많이 떠오릅니다.

 

조금만 더 세상의 무정함을 알았더라면,

조금만 더 약삭빠르게 행동했더라면,

이익을 챙기고 욕을 좀 먹었더라면,

저 자신이나 YTN은 적어도 지금의 모습보다는 낫지 않았을까?

 

20085월, 어느 날 구본홍씨와 단 둘이 식사를 했습니다.

같이 잘 해나가자며 간부 사원 인사에 대해 조언해달라는 요청을 정중히 거절하고

YTN기자들은 낙하산 사장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던 게 후회될 때도 있었습니다.

 

자리를 내려놓은 전 노조위원장으로서,

이른바 투쟁이라 불리는 행동에 앞장섰던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그러지 않고서는 YTN기자로서 살아가는 게 부끄러웠기 때문이었습니다.

후배들 눈을 똑바로 보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2009, 낙하산 사장과의 4.1 합의를 주도했습니다.

믿어 달라 했습니다. 법원의 판결이전이라도 해직자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법원의 판결이 1심을 의미했다는 걸 새삼 부연하지는 않겠습니다.

 

제가 동료들 앞에서 고집을 피웠습니다.

사람을 희생시켜가면서까지 가서는 안 된다며 합의 관철을 강권했습니다.

많은 동료들을 억울하게 만들었고 울게 만든 장본인이, 저였습니다.

 

제가 어리숙했습니다. 이제 와서야, 돌아가신 아버님께도 죄스러워졌습니다.

한낱 종이쪼가리로 치부돼버린 그 4.1 합의를 위해 가시는 길에 눈길 한번 못 맞췄습니다.

 

2년여의 해외 생활을 청산하고 돌아온 뒤

사장이 된 배석규 선배와 상무가 된 김백 선배를 먼저 찾아가 인사했습니다.

그 후로도 적지 않은 간부 선배들과 식사도 하고 인사도 했습니다.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회사에도 꾸준히 나오곤 했습니다.

 

해직자 문제는 YTN 내부의 힘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믿어왔기 때문이었습니다.

현실보다는 인지상정을 좇았고, 이념이나 주의보다는 인간을 더 믿고 싶었습니다.

 

어떤 동료들은 그런 저를 순진하다고 하기도 하고, 어리석다 하기도 했습니다.

그 말이 맞았습니다. 제가 어리석었습니다. 뒤늦게 철이 드는 가 봅니다.

 

더 이상 그러지 않으려고 합니다.

대법원 판결이전에도, 이후에도 저희들에게 손을 내미는 경영진이나 선배들은 없었습니다.

뉴스타파가 내미는 손이 저에겐 유일한 선택이 돼버렸습니다.

그것이 저를 더욱 참담하고 안타깝게 했습니다.

 

다시 돌아올 겁니다.

제가 있어야 할 곳은 YTN이고, 동료들과 함께 이뤄야할 꿈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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