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일 센터에 올린 글입니다.)
회사가 그토록 기다리던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말도 안 되는 판결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판결에 의하더라도
권석재, 우장균, 정유신 선배에 대해 사측은 부당 해고를 자행했습니다.
세상에, 그리고 6년입니다.
73개월이라는 해직의 고통...
햇병아리 수습이던 제가 7년차가 되도록
침묵해야 했던 선배들의 마이크, 멈춰야 했던 카메라...
회사의 공지문을 보면서 저에게는 이런 단어가 떠오릅니다.
예의. 상식. 양심. 인지상정...
최소한, 회사가 잘못을 저지른 저 세 선배에게만이라도,
불필요한 고통을 준 데 대해 사과하고, 위로의 말을 전하는 게
예의이고 상식 아닐까요?
진심으로 '화합'을 말한다면 그게 최소한의 도리 아닐까요?
애초 제가 대법원에 별 기대를 안 했듯,
회사에도 별로 기대하지 않습니다.
'해직자들의 모든 행동이 정당한 게 아니라는 점이 확인됐다'고 득의양양하시니,
곧 징계위원회 다시 열어서 저 세 선배들에게 정직 6개월 선사하겠죠.
그 잘난 법치라는 이름으로.
북조선 김씨 왕조가 정치범 수용소 보낼 때도 법대로 했다고 선전하더이다.
공지문 누가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인식을 공유하는 이들이 이끄는 YTN에 몸담고 있다는 게
진심으로 부끄럽습니다.
그럼에도 이 회사에 계속 남아있는 건,
여섯 선배를 '선배'라고 부를 수 있는 유일한 조직이 YTN이기 때문입니다.
권석재 선배, 노종면 선배, 우장균 선배, 정유신 선배, 조승호 선배, 현덕수 선배,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