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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젊은 사원들의 모임" 친목모임 결과 보고

또우너 | 2015.03.06 | 조회 1111

<더 젊은 사원들의 모임, 이런 얘기를 나눴습니다>
- 사원총회 결과 보고


2011년 이후 4년 만에, 더 젊은 사원들의 모임이 제안한 친목과 소통의 한마당이 3월 5일 열렸습니다. 회사 측이 장소 사용 허가를 내주지 않은 덕분에 사옥 2층 카페 비안빈을 빌려 푹신한 소파에서 커피도 마시면서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모임에는 부서와 기수, 직능을 초월해 백 명 가까이 참석했지만, 친해지고 싶었던 ‘YTN’님의 모습은 끝내 볼 수 없었습니다. 저녁 8시부터 본격 시작된 논의는 열띤 토론 끝에 밤 10시가 넘어 마무리됐습니다. 여기서 나온 중요 발언을 아래에 정리했습니다.


1. 보도국 회의의 기능 장애.

회의 때 분명 각 부장들이 모여 이슈를 정하고 꼭지를 나눌 텐데, 리포트 쓰라고 해서 실컷 쓰다가 보면 뒤늦게 다른 부서랑 겹친다고 킬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이슈라고 지정은 돼있는데 런다운 짜려고 보면 달랑 리포트 하나, 중계 하나인 경우가 태반입니다. 총리 후보가 정해지면, 타사는 다 청문회팀 꾸려서 검증 들어가는데 우리는 행정팀 기자 혼자서 동동거리다 타사 단독 뜨면 쫓아가야 합니다. 컨트롤 타워가 있는데 왜 이럴까요.


2. 교묘한 편향 보도.

드러내놓고 누굴 편드는 보도는 하지 않습니다. 아예 기사를 안 씁니다. 쓰라는 말도 없고, 쓴다고 하면 뭉개고, 그 동안 종편에서는 하루 종일 떠들고, 뒤늦게 그걸 받아야 하는 기자는 너무 비참합니다. 민감하고 핫한 이슈, 권력과 자본에 대한 폭로를 본격적으로 다루지 않습니다. 온 국민이 알 때쯤이 돼서야 슬그머니 해명 기사만 올라오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최근 YTN이 만들어 낸 이슈가 별로 없다는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3. 열정의 실종.

상황이 이렇게 된 건 젊은 기자들의 잘못도 큽니다. 어차피 못 나갈 거라고 아주 쉽게 포기하고 면피성으로 둘둘 마는 리포트를 벗어나야 합니다. 치열함을 회복해서 현장의 목소리를 데스크에게, 부장에게 강하게 전달해야 합니다. 지금은 발제가 위에서 내려오지만, 종편 등 타사를 보면 아래에서 발제 싸움이 굉장히 치열하고, 이게 먹힙니다. 계속 문제를 제기하면 조금이라도 분명히 바뀝니다. 다들 흩어져있지 말고 선후배들과 힘을 합쳐야 합니다. 또, 예전처럼 취재하고 들어오면 취재원 정보 업데이트 등 회사 전체의 정보력, 취재력을 높이는 일도 했으면 좋겠습니다. 회사만 성토하지 말고 우리 스스로 얼마나 치열하게 노력했는지 반성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우리가 망가진 이유는 있습니다. 해직 사태를 겪으면서, 이 따위 회사에 노력해서 뭐하냐, 이런 의식이 아주 크게 작용했습니다. 선후배 할 것 없습니다. 종편을 보면 일은 못 해도 다같이 으쌰으쌰 하는 분위기가 있는데, 우린 그런 게 실종됐습니다. 지금 보면 자기가 스스로 일을 찾아서 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최소한의 야성과 열정을 지필 수 있다면 분명히 다시 설 수 있을 겁니다.


4. 사내 소통 실종.

기술국, 그래픽팀, 영상편집/취재부 다 각 분야 전문가들입니다. 서로 소통하면 훨씬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데 서로 자기 일만 합니다. 이 역시 회사 사태를 겪으면서 일어난 일입니다. 또, 파업 세대와 이후 세대 간 경험의 차이가 있고, 부서와 부서, 취재부서와 편집부서, 보도국과 비보도국, 공채와 경력,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단절이 생겼습니다. 돌아보면 노는 사람은 없는데 다들 자기 일 아니면 관심 없고 지적과 비판만 합니다. 잘해도 당근이 없고 못해도 채찍이 없으니 그냥 묻어갈까 하는 생각만 듭니다. 긍정의 피드백이 있다면 좀더 으쌰으쌰 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될 겁니다.


5. 재미와 공정성의 조화.

뉴스와이 기자는 하루에 리포트를 6개도 씁니다. 다 연합 우라까이입니다. 조간에 난 오보들, 종편들은 아무 고민 없이 탑으로 치고 나갑니다. 일반인들 보기엔 정말 섹시합니다. 이게 맞는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트렌드인 건 분명한 듯합니다. 시청자들한테 물어보면 YTN 객관적이고 중립적이고 공정하고 가치있다, 다 인정합니다. 근데 재미가 없다고 합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건지 치열한 내부 토론이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6. 뉴 미디어 대응.

우리가 단독 보도한 기사도 포털에는 연합뉴스 기사로 걸리는 일이 많습니다. 리포트 VOD를 보기 전에 봐야 하는 광고 영상도 너무 길고, SNS에서도 우리 기사는 잘 유통되지 않습니다. SBS는 뉴미디어부에 20여 명이 있다는데 우리도 회사 차원에서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네티즌, 스마트폰 유저를 어떻게 유인할까는 이제 생존의 문제입니다.


7. 원칙 없는 인사.

국제부 특파원이 회사를 대표해 나가있는 사람들인데, 타사와 보도를 비교해 보면 질이 극명하게 대비됩니다. 대표적인 게 한국이 핵 개발한다는 리포트. 인사는 경영진이 하지만 그 기준이 객관적인지는 의문입니다. 보도국 회의가 기능을 못 하는 것도 결국 인사의 문제입니다. 능력에 따라 필요한 곳에 인사를 해야 합니다.


8. 로 채널 이동 문제.

채널 번호 문제를 빼고 시청률을 말할 수 없습니다. mbn의 초반 시청률은 우리의 절반 수준이었지만, 채널을 23번, 25번으로 옮긴 뒤 우리의 85%수준까지 따라옵니다. 그리고 mbn이 종편으로 옮겨간 지금, 23번 자리에 들어온 뉴스와이가 옛 mbn과 거의 비슷한 시청률을 냅니다. 컨텐츠도 중요하지만 채널 번호에 따라 출발선 자체가 다릅니다. 의견은 분분하겠지만, 진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9. 취재와 경영의 협조.

아무리 뉴스가 좋아도 수익이 없으면 안 됩니다. 마케팅팀에선 정말 파악하기 어려운 정보, 취재기자는 어렵지 않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기자가 영업해달라는 게 아니라 그런 정보, 홍보 예산 규모 같은 것에 대한 정보만 알려준다면 당당하게 영업할 수 있습니다. 이게 가치와 철학의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함께 고민해주시면 좋겠습니다.


10. 법무 지원 시스템의 붕괴.

기사를 쓰다보면 불가피하게 소송에 휘말리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런데 우리 법무팀은 억대 소송을 당해 패소하고서도 항소조차 포기하려 하며, 원고 측 주장과 근거를 내세워 되려 자신이 변호해야 할 기자를 몰아세우기도 합니다.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해 법률 상담을 요청해도 면담조차 어려우며, 그나마 들을 수 있는 답은 ‘알아서 방어하라’인 경우도 있습니다. 타사 법무팀은 기자와 여러 번 만나고 경찰 조사 예행연습까지 해줍니다. 차라리 예전처럼 법률 업무를 외부인사에 위탁하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이런 문제에 대해 아래와 같은 제안이 나왔습니다.


1. 현장 기자의 발제가 보도국 회의에 전달되는 체계가 마련돼야 합니다.

2. 상향평가 정상화 등 인사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합니다.

3. 보도국장 추천제 부활 또는 보완, 공방위 정상화가 필요합니다.

4. 부서별, 직군별 대표를 뽑는 등의 방식으로 소통 채널을 만들고 논의 내용을 전달해야 합니다.

5. 서로 소통하고 열정을 갖는 것은 해직자의 상처가 치유되지 않고는 불가능합니다. 해직자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합니다.

6. 이번 모임을 이어서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토론의 자리가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7. 사장 내정자가 취임한다면, 사원들이 어떤 부분을 답답해하는지 듣고 소통하는 자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모임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 방안을 계속 모색하도록 하겠습니다. 성원과 조언 부탁드립니다. 바쁜 시간 내어 참석해주신, 또 관심 가져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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