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낮 수암생명공학연구원장 현상환 충북대 교수가 전화출연한 장면을 보았다. 북극에 인접한 러시아의 한 지방 대학과 손잡고 멸종동물인 매머드를 복제한다는 스토리였다. 황우석 전 서울대교수를 위해 청부취재를 했다가 YTN이 위기를 맞았던 이른바 '황우석 사태'가 갑자기 떠올랐다. 수암생명공학연구원은 황 전교수가 재기를 꿈꾸며 설립한 민간 생명공학 연구시설이다.
몇년 전 그때도 그랬다. 영롱이, 스너피 등의 복제 시리즈가 언론을 타더니 인간배아 줄기세포 복제에 성공했다며 황 박사가 세계적인 인물로 부각됐다. 그러나 연구윤리를 위반한 그의 몰락은 한순간이었고, 그의 업적은 가짜로 판명됐다. YTN은 당시 보도국장인 홍상표 씨의 지시로 한 기자가 황 박사를 옹호하는 청부취재를 맡았다가 회사의 신뢰성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었다. 공교롭게도 오늘 현상환 교수를 출연시킨 것도 그 기자인 것 같다.
이번엔 코끼리 난자를 이용해 매머드를 복원한단다. "쥬라기 공원을 꾸미려나 보다." 우선 떠오른 생각이었다. "왜 이런 무리한 일을 하며, 이런 계획을 왜 미리 공표하고 할까?" 돌이켜보니 그의 스타일이 그랬다. 쇼맨십, 업적 부풀리기, 허황한 꿈 불어넣기 등등 그의 과거 행동으로 상처받은 불치병 환자와 장애인 부모들이 얼마나 많았나. 사실 황 박사가 연구비 횡령에 대해 집행유예의 실형을 선고받고서도, '사기'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은 것은 그가 받은 기부금에 대가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자식의 치유를 염원하는 돈있는 부모들이 황 박사의 언변을 믿고 거액을 갖다 바친 것이다.
그냥 여기까지만 쓰련다. 황우석 사태를 재론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다만, YTN에서 그의 얘기가 다시 거론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당시 인물들도 스스로 반성하며 행동을 자제하기 바란다. 언론인의 금도를 지켜라. 최근 홍상표 씨가 콘텐츠진흥원장에 임명돼 다시 국록을 먹게 된 것을 보면 참 질기다는 생각과 함께 악몽은 쉽게 끝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긴 한다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