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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괜찮은 YTN사람은 출정식에..."

고뢰~ | 2012.03.12 | 조회 1908

'2012년 어느 늦은 밤'의 연합 기자들


9일 서울 보신각 앞 광장에서 열린 연합뉴스 노조 주최 '공정보도 쟁취 연합뉴스 촛불 문화제'에서 노조 집행부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그들은 낯설었다. 마치 타향의 정거장에 내린 사람처럼. 파업이라는 말이, 투쟁이라는 단어가 익숙지 않았다. 함께 외치는 구호의 손짓도, 마이크를 잡은 조합원들의 말솜씨도 '선수'들은 아니었다. 그런데 다른 언론사 노조의 집회 이상으로 강렬한 무언가가 있었다. 그것은 절박함이었다. 

'꽃샘추위'가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듯 매선 바람이 불어 닥친 9일 오후 7시 반 서울 종로 보신각, 총파업 찬반투표를 벌이고 있는 뉴스 노조 조합원들이 하나 둘 씩 모여들었다. 노트북과 마이크 대신, 촛불을 들고 '공정보도' 배지를 단 서로의 모습에 만감이 교차하는 듯 했다. 그렇게 '공정보도 쟁취 뉴스 촛불 문화제'는 수줍게 시작했다. 

1989년 총파업 이후 뉴스에 수많은 노조위원장이 거쳐갔지만, 자신이 23년만의 총파업을 이끄는 위원장이 될 줄은 미처 몰랐을 공병설 위원장이 입을 열었다. 

"어제 YTN 총파업 출정식에 갔다 왔습니다. 옛 수송동 사옥에서 본 정겨운 얼굴들도 있었습니다. 취재현장에서 만나 참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YTN 사람들 대부분이 거기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 없는 다른 사람들의 얼굴은 잘 기억이 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두려운 게 구속인가요. 아닙니다. 뉴스가 망가지는 것입니다. 박정찬 사장이 절박한가요. 바닥에 떨어진 의 이름을 되살리려는 우리가 더 절박합니다"라고 했다. 

연합

파업 찬반투표가 진행되는 도중인데도 조합원은 늘고 있다고 했다. 이제 522명에 이른다. 이례적인 일이라고 노무사도 놀랐다고 한다. 공 위원장이 말한 뉴스 기자들의 절박함의 증거다. 

"여러분이 있어 마음 든든하고 어떤 것도 두렵지 않습니다." 공병설 뉴스 노조위원장이 말하고 있는 모습. 이 절박한 목소리는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간 모양이었다. 꼬박 15시간 비행기를 타야 닿을 수 있는 벨기에 브뤼셀. 그곳에서 응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문화제에 참석한 후배들에게 전하는 브뤼셀 특파원 이정진, 최병국 기자의 메시지였다. 

"여러분, 많이 춥죠? 함께 하지 못해 죄송해요. 공정보도한다고 쇠고랑 안찹니다. 경찰 출동 안해요. 공정보도, 우리 입사 때의 다짐, 그걸 이루는 그날까지 물러서지 맙시다."(이정진) 

"23년 전 뉴스 총파업 때 제가 노래패 활동을 했습니다. 그런데 또 파업이 있다고 하니 선배로서 미안하고 착잡하네요. 그때 파업에선 전 사내 무대에만 섰는데 여러분은 지금 종각이라면서요? 그만큼 발전한 거 같네요. 곧 고국에서 봐요."(최병국) 

분위기가 무르익을 즈음 기자들 사이에 섞여있던 낯선 사람들이 소개됐다. 한달 동안 쪽방촌에 직접 기거하며 12회에 걸쳐 기사를 연재했던 차지연 기자를 응원하러온 서울 동자동 쪽방촌 사람들이었다. 

"사실 그동안 뉴스는 여당 편이라고 생각해왔어요. 하지만 차 기자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고 오히려 많이 배웠어요. 파업 소식을 듣고 차 기자가 하는 일이라면 충분히 옳고 가치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힘은 없어도 힘이 되고 싶어요." 

공병설 연합뉴스 노조위원장이

차 기자도 한마디했다. 포털의 톱에 올라있던 그 쪽방촌 기사에는 이런 댓글이 달려있었단다. " 찌라시 기자가 한달이나 쪽방촌에 살았을 리 없다." 

"전 찌라시가 아니라 뉴스에 입사했습니다. 다시 찌라시 기자란 소리 듣고 싶지 않습니다."어느덧 두시간 반이 지나 문화제는 막바지에 달했다. 마지막은 같이 노래를 부르는 순서였다. '사노라면'이었다. 

"내일은 해가 뜬다, 내일은 해가 뜬다." 

공정보도의 해가 뜨길 소원하는 뉴스 기자들의 2012년 어느 늦은 밤이었다. 

'공정보조' 배지, 그리고 촛불이 뉴스 기자들이 가진 모든 것이었다.

장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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