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마 믿고 싶지 않았던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그리고 현실은 우리의 상상 이상으로 경악스러웠습니다.
공채 12기가 입사한 2008년 이래
YTN의 상황은 파행의 연속이었습니다.
진실을 말하는 기자는 좌천되고,
권력을 거스르는 기사는 축소, 삭제됐습니다.
유능한 사람은 해고됐고,
간판 프로그램은 폐지됐고,
편가르기로 회사는 갈기갈기 찢어졌습니다.
그 이유가 어디 있었는지
우린 이제 똑똑히 알게 됐습니다.
정부에 대한 충성심이 돋보이는 사장에게서
어떤 방송이 나오겠습니까?
정부의 힘으로 임명된 사장이 추진하는
개혁 조치의 실상이 무엇이었겠습니까?
회사는 문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지금은 회사가 처한 현실을 고민하자고 강변합니다.
우린 분명히 선언합니다.
정권의 충복이 3년 동안이나
사장 자리를 꿰차고 있는 게
YTN이 처한 현실입니다.
그렇게 회사와 방송을 망가뜨린 장본인이
피해자를 자처하는 게 YTN이 처한 비극입니다.
이제는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YTN 윤리강령을 새삼 되새겨봅니다.
1조 1항. 언론의 자유는 기본적인 권리이며
이를 수호하는 것은 YTN 구성원 모두의 의무이다.
2항. 우리는 보도·제작과 관련해
권력, 금력 등 외부의 부당한 개입이나
영향력 행사를 배격한다.
정권의 충신 배석규 사장의 임명은
그 자체가 윤리강령 위반으로 무효입니다.
배 사장에게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요구합니다.
사찰 사태에 대한 철저한 해명과
'개혁 조치'라는 이름으로 저지른
그 동안의 해사행위에 대한 사과,
그리고 사장직 즉각 사퇴를 말입니다.
당신이 자리를 지키는 한
우리는 열심히 일해야 할
어떤 이유도 찾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충성심이 돋보이는 사장이 '공정성'을 말하는 한
취재원 앞에서 당당할 수 있는 방법도,
시청자 앞에 떳떳할 수 있는 어떤 명분도
찾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공채 12기
권민석 김도원 김현아 김현미 김혜은 양일혁 염혜원 정유진 허성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