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이런 것을 아전인수, 견강부회, 적반하장이라 한다
신임 상무 후보로 추천된 이홍렬 경영본부장이 노조의 문제제기에 대해
반박 입장을 밝혔다. 노조가 ‘아전인수’ ‘견강부회’식 의혹제기를 했다고
비난했다. 아전인수, 견강부회의 당사자가 오히려 상대방을 이렇게 매도하는
것을 우리는 ‘적반하장’이라 부른다.
이홍렬 본부장은 2013년 6월 ‘국정원 정치개입 댓글 특종 불방’에 대해
이렇게 주장했다.
“제가 이미 여러차례 밝혔던 것처럼 취재원과 추출방식의 신뢰도에
문제가 제기돼 방송이 중단된 사안입니다”
그의 말대로 방송을 중단할 정도로 신뢰도에 문제가 있는 보도라면,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과 방송기자연합회-방송학회가 공동 수여하는
‘이달의 방송기자상’ 등 각종 기자상을 수상한 것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이 본부장이 자신의 잘못을 덮기 위해 대한민국의 모든 기자들과 방송기자들,
그리고 언론학 교수들을 매도하는 것.. 세상은 이런 것을 ‘견강부회’라 한다.
이홍렬 본부장은 YTN 기자협회가 실시했던 불신임 투표도 비난했다.
“최종 게이트키퍼인 보도국장의 판단에 대해 취재기자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보도국장을 불신임 투표하는 것이 정당한가요?”
그의 말대로 YTN 기자들이 아무 생각 없이 기협 집행부의 ‘불신임합시다’
라는 말에 휘둘려 78.4%가 불신임을 선택했다고 생각하는가? 당신의 판단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가 아니라 YTN 기자들의 수장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자신만의 판단이 옳다고 주장하기 위해 후배기자들
수 백 명의 판단을 매도하는 것.. 세상은 이런 것을 ‘아전인수’라 한다.
이홍렬 본부장은 ‘보도국 회의내용 유출’ 의혹에 대해서도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2013년 상황으로 잠깐 돌아가 보자. 처음 의혹이 제기되자
이홍렬 당시 국장은 “노조가 통화 당사자로 지목한 국정원 직원과 YTN
기자로부터 확인한 결과 양측으로부터 그런 내용으로 통화한 적이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를 근거로 “노조가 또다시 있지도 않은 사실을
마치 사실인양 왜곡하고 갖은 억측을 부풀리는 구태를 자행하고 있다”고
비난했었다.
그러나 이 국장이 ‘확인’했다는 그 해당 기자는 이미 부서장을 통해 “국정원
직원이 전화를 걸어와 ‘보도국 회의에서도 기사 가치에 대해 갑론을박이 있었고,
단독이라는 표현에 대해서도 좀...’이라는 말을 했으며, 국정원 직원이 보도국
회의내용을 알고 있었던 건 사실”이라고 설명한 상태였다. 국장은 그 기자에게
도대체 무엇을 확인했다는 말인가? 자신의 거짓말을 덮기 위해 후배 기자를
투명인간으로 만들고 노조를 매도했다.. 세상은 이런 것을 ‘적반하장’이라 부른다.
이제 조준희 사장에게 묻는다.
이홍렬 본부장의 적반하장은 2013년 당시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이기에
새롭지 않다. 그리고 그때는 조준희 사장이 오기 전의 일이므로 조 사장의
책임도 아니다. 그러나 2016년 3월은 그때와 다르다. 이 본부장의 과거를
몰랐다면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것을 부끄러워하라. 과거를 알면서도
임명했다면 조 사장은 사원들에게 사과하라.
이번 노보에서는 이 본부장에 대한 문제제기와 함께 류희림 YTN플러스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도 함께 있었다. 노조는 특히 외부세력과의 결탁 의혹에
대해 노사 공동으로 진상조사를 실시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조 사장의
분명한 답변을 요구한다.
류희림 대표든 이홍렬 본부장이든 당장 사장의 입 안에서 달콤하다고
덥썩 삼키지 말 것을 조언한다. 조 사장 본인의 명예와 YTN의 미래에
약인지 독인지를 판단하라. 그리고 그 판단에 대한 모든 책임은 조준희 사장
자신에게 있음을 명심하라.
2016년 3월9일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