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 여러분 !
힘겨운 싸움의 과정을 여러분과 함께 이겨온 노조가
이제 중대한 결단의 시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압도적인 파업 결의가 절실한 시점입니다.
노조는 지난해 9월
구본홍의 보도국 장악 기도에 맞선 파업 요구가 들끓었을 때
파업을 회피했습니다.
노조는 지난해 10월
구본홍과 그의 하수인들이 단행한 피의 숙청에
파업으로 맞서야 한다는 요구가 봇물처럼 터져나왔을 때도
파업을 택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기만적인 날치기 주총 이후 여덟달 동안
정권의 '민영화, 재승인 협박'을 등에 업은 채
우리의 선후배 동료를 해직시키고, 수도 없이 고소장을 남발하며
떡봉이들을 앞세워 조직을 장악해 온 구본홍이
이른바 '비상 경영'. '경제 위기'를 앞세워 노조를 분열시키고
경영을 농단하고 임금을 삭감하려는 기도 앞에서
분연히 떨쳐 일어서려 합니다.
어떻게 일군 일터입니까?
어떻게 지켜온 언론사입니까?
자리 욕심 채우기 위해 조직을 난도질하더니
이제는 본격적으로 YTN의 경영 성과를 독차지 하려 합니다.
월급 장난도 모자라 이번에는 임금 장난을 치는 구본홍에게
YTN의 경영을 맡겨둘 수 없습니다.
입만 열면 법을 부르짖으면서 '수당 법정화'를 거부하는
경영진의 표리부동을 심판해야 합니다.
간부 자리 늘리고 자신들의 이해 관계에는 돈을 펑펑 써대면서
노조에만 경제 위기를 강조하는 모순을 끝장내야 합니다.
조합원 여러분, 분노하십시오 !
노조가 파업의 깃발을 치켜들겠다고 하니
경영진은 감사실을 앞세워 '업무파악 감사'라는 작태를 벌이고 있습니다.
노조를 분열시키기 위해 경영 파트와 기술국을 상대로만
감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경영과 기술 쪽은 전문성이 떨어지니
누가로 대체돼도 일을 할수 있도록 업무 매뉴얼을 문서로 작성케 하고,
보도국 업무는 전문성이 있으니 다른 방식으로 하겠다는 것이
감사실 입장입니다.
그나마 전문성을 인정 받은 보도국에 대해서도
리포트 건수 등을 DB화 해 보도 제작 업무를 숫자놀음으로 재단하려 합니다.
업무파악 감사가 아니라 업무통제 감찰이며,
이는 구조조정의 신호탄임이 분명합니다.
때를 맞춰 경찰도 움직이고 있습니다.
조사를 다 마쳤다던 경찰은
파업 찬반투표를 하는 이 시점에 노조 핵심 집행부 4명에 대한 재소환을 통보해왔습니다.
조합원 여러분 !
우리에겐 합법 투쟁의 공간이 필요합니다.
임단협 결렬에 따른 파업 결의는 명백한 합법이며
이에 대해서는 정권도, 구본홍도, 경찰도 우리를 탄압할 수 없습니다.
합법적인 파업을 결의하는 마당에 우리의 마음을 무겁게 하는 것은
방송을, 일을 사랑하는 마음 그 하나입니다.
방송을 끊어서 방송을 지킵시다.
일손을 놓아서 일터를 지킵시다.
방송을 끊지 않고도 방송을 지키기 위해서는,
일손을 놓지 않고도 일터를 지켜낼 수 있기 위해서는
압도적인 파업 결의가 필요합니다.
파업 결의에도 불구하고 저들의 오만과 위선이 계속된다면,
저들이 기어코 파국을 부르겠다면,
이번에는 노조도 기꺼이 파업으로 맞서겠습니다.
노조와 경영진이 함께 할 때 회사가 바로 설 수 있습니다.
노조만, 조합원 여러분만 아무리 회사를 걱정한들
경영진의 경영 농단이 지속되는 한 회사에는 미래가 없습니다.
이제 우리만의 회사 걱정을 잠시 미룹시다.
경영진이, 간부들이 처절하게 회사 걱정을 하도록 기회를 줍시다.
이제 우리의 분노에 솔직해져야 할 시간입니다.
조합원 여러분의 분노를, 강력한 파업 결의를
가장 빛나는 무기로 벼려 승리를 쟁취하겠습니다.
2009년 3월 12일, 구본홍 저지투쟁 238일
위원장 노종면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