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이 압도적으로 가결됐습니다.
어려운 고비마다 노조집행부를 신뢰하고 강하게 결속하는
조합원 여러분께 경의와 고마움으로 머리를 숙입니다.
매우 촉박한 일정으로 투표가 진행된 탓에
부재자 투표나 야간 투표의 기회가 넉넉치 않았지만
조합원 여러분께서는 87.2%라는 놀라운 투표율을 기록해 주셨습니다.
특히 24시간 생방송을 하면서
유휴인력이라고는 간부 외에 찾아볼 수 없는 YTN에서,
그것도 실질적인 파업이 가시화 되는 상황에서 나온
72%라는 찬성률은 타 방송사로 치자면 90%를 능가하는 결과입니다.
지난해 9월 76%의 파업 가결 이후
집단 해고와 고소, 재승인 협박에 언론악법 입법 전쟁까지
YTN 노조가 맞딱드린 무수한 시련 속에서
우리는 힘겨워했습니다.
그러나 조합원 여러분은 현명하게 시련을 견뎌냈고
지난해 9월과 비교해 거의 이탈이 없는 파업의 대오를 갖추었습니다.
반년 전 실질적인 파업보다는 파업 결의 자체의 의미가 컸던 점을 고려하면
그때의 76%보다 지금의 72%가 훨씬 더 강력한 결의라 할 수 있습니다.
집행부는 조합원 여러분의 결의를 확인한 이상
이를 엄중한 명령으로 받들겠습니다.
파업 반대표에 담긴 우려 역시 엄중하게 인식해
신중한 투쟁을 전개하겠습니다.
의견이 달랐더라도 민주적 절차에 따라 총의가 모아진만큼
하나의 행동, 하나의 대오로 나아가겠습니다.
방송을 지키기 위해, 우리의 소중한 일터를 지키기 위해
방송을 끊는 아픔을, 일손을 놓는 슬픔을 견뎌내겠습니다.
노조는 그동안 여러가지 문제를 제기하면서
경영진이 겸허한 자세로 조합원의 목소리에 마음을 열길 바랐습니다.
그러나 경영진은 문제 제기 자체를 불온시하고
자기 밥그릇이 깨질새라 대주주까지 동원하는 추태를 부렸습니다.
더이상 경영진의 오만과 무능을 좌시할 수 없습니다.
더이상 알아듣지 못하는 자들에게 말하지 않겠습니다.
남은 것은 행동 뿐입니다.
다시 한번 조합원 여러분의 압도적 파업 결의에 경의를 표하며
흔들림 없는 파업 투쟁을 다짐합니다.
2009년 3월 13일, 구본홍 저지투쟁 239일
전국언론노조 YTN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