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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화백 툰-노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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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 앞 깃발

서화백 | 2009.03.16 | 조회 7266

20090309.jpg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리면, 어디서부터인지 알 수 없는 기묘한 음정. 그러다 일상으로 되돌아와, 나는 도회지인의 채근하는 신발에 맞춰, 소리를 잊는다.

  퇴근 하행전철은 무겁다. 육중한 쇳소리가 울리고, 황망하게 스쳐가는 도심의 불쏘시개. 지친 객석 좌석은, 더 지친 직장 남녀의 피로를, 에둘러 엎고 있다. 조야한 초승이 머리에 떠, 춘 삼월 야심도 입김은 여북 사람을 감싼다.

  나는 심려를 풀고 혼자만의 방으로 되돌아간다. 아이의 치기가 이럴 땐 필요하고, 하여 모체의 자궁에 들어가는 심경으로, 문을 닫아 구석에 앉는다.

  한낮 비대하던 일상은 꿈이 됐다. 어떤 것이 본래적 삶인지 궁리되고, 일전의 삶은 망각됐다. 내 등은, 카멜레온처럼 몇 색으로 변환된다.

  꿈을 꾸자. 조야한 소리가 귓전에 울렸다. 잊었던 모든 것은, 실로 마음의 중심에 있었다.

그 소리는 너무 가까워, 어디서부터인지 알 수 없는 기묘함으로, 천연한 자각과 함께 머리를 때린다. 그것은 시계추의 경종과 같다. 사색의 순간에 더욱 커지는 고요한 진자, 또 사방의 고요에 파문을 일으키는 호수의 버들치.

  꿈을 깨면, 나는 잊었던 소리를 재차 잊고, 채근하는 검정 구두의 광택에 이끌려, 무거운 상행전차로 몸을 싣는다. 객석 사람은, 오전의 꿈에 도취돼 있다. 사람은 깨닫고, 또 망각되어, 상하행의 선로왕복과 같이, 그 삶에 시계추의 움직임으로 좌우를 반동한다. 그러나 소리는 중심에 있고, 그것은 귀를 닫은 사람의 일상을 깨기 위해, 여북하게도 손님을 가장해 우리 가슴을 조용히 노크한다.

  노르망디 공작은 두 귀를 닫은 채, 노쇠한 종탑 아래를 걷고 있다.

  새가 날자, 종탑의 소리가 열두 번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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