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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택남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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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직일기] 국가대표

마니아 편집팀 | 2009.09.04 | 조회 8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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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국가대표에 나오는 스키 선수들은 사회에서 소외된 청년들입니다. 미국으로 입양됐던 청년은 어머니를 찾기 위해 국가대표가 되고 할머니와 동생의 생계를 책임져야 되는 청년은 군대 면제를 받기 위해 국가대표가 됩니다. "국가가 국민을 위해 무얼 해줄까를 생각지 말고 국민이 국가를 위해 무얼 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라"는 케네디 대통령의 취임 연설을 굳이 따르지 않아도 될 어쩌면 국가가 버린 청년들이었죠. 그런 청년들이 온갖 어려움을 극복한 뒤 태극마크를 달고 하늘을 멋지게 날아오르는 순간 관객들은 2002년 월드컵때 '대~한~민국을 외쳐댔던 감격과 감동에 빠져듭니다. 


 스키점프나 여자 핸드볼이나 평소 한국 국민들에게 인기 있는 스포츠는 아닙니다, 그러나 태극마크를 달면 국민들은 그 인기 없는 스포츠에도 때론 열광합니다. 국가와 국가의 상징이 국민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적혀있는 대한민국 헌법 1조는 아직 실현되지 않은 당위를 얘기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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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은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쌍용차 노동자들이 잘못 한 것이 있다면 국가와 대주주를 믿고 열심히 앞만 보고 일한 것이겠죠, 그러나 국가는 대주주와 함께 쌍용차를 자본의 논리, 신자유주의 경영논리에 따라 중국 자본에 팔아넘깁니다. 몇 년 뒤 쌍용차의 기술력만 빼돌리고 상하이 자동차가 중국으로 철수할 때 국가와 정부는 무엇을 했나요? 그리고 쌍용차 노동자들에게 들이 닥친 고난은 온전히 그 노동자들의 자업자득이라 할 수 있을까요?  


 마르크스는 엥겔스와 함께 쓴 공산당선언에서  “현대국가의 실행위원회는 전체 부르주아의 공동집행위원회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한마디로 국가는 돈 있는 사람들을 위해 존재한다고 단정하고 있습니다. 쌍용차 사태나 용산 참사에서 보여준 국가,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2009년 대한민국의 공권력은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민주공화국 국민들 사이에서 마치 유령처럼 떠돌게 하고 있습니다.  

 국가의 계급성을 강조한 마르크스나 밀리반드와 달리 플란차스는 국가의 상대적 자율성 말하고 있습니다. 플란차스는 국가가 상대적 자율성을 갖는 근거로 국가와 법 제도 속에 들어 있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보호, 예를 들어 인권 보호와·노동 보호 그리고 사회복지 등을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플란차스도 상대적이라 말한 것은 국가가 계급성으로부터 절대적 자율성을 갖고 있다고는 말하지 못한 것으로 이해됩니다.


 9월 1일 사법부의 판단은 대한민국 국가가 적어도 상대적 자율성 갖고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대표 공권력 경찰은 3월 하순 일요일 새벽 YTN 노종면 노조위원장 등 4명의 조합원을 처자식이 보는 앞에서 긴급체포합니다. 그리고 노종면 위원장은 서울구치소에 수감되기에 이르죠. 노사 대타협뒤 노종면 위원장은 구치소에서 나오지만 국가 공권력 검찰은 4명의 조합원에 대해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징역 1년에서 2년을 구형합니다. 그러나 사회적 약자를 보호할 수 있는 마지막 보루 가운데 하나인 사법부는 노종면 위원장 등 4명 모두에게 벌금형을 선고했습니다, 국가 공권력은 새벽에 긴급체포까지 해가며 구치소에 수감시키고 징역 2년을 구형했지만 사법부는 집행유예도 아닌 벌금형을 선고한 것입니다. 사법부가 YTN 노조간부들에 대해 집행유예 등 금고형 이상이 아닌 벌금형을 선고한 것은 회사원이 금고형 이상을 선고받으면 해고 할 수 있다는 통상적인 회사의 사규 등을 고려할 때 해고 무효소송에서 해직기자들에게 유리한 근거를 마련해주고 있습니다. 또 다른 한편으론 지난해 10월 6일 YTN 기자 6명이 강제해직된 것이 지나친 징계였다는 것을 대변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남은 일은 해고 무효 소송을 담당하는 민사 재판부의 판결이나 조정을 통해 6명의 해직기자들이 복직하는 절차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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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중 대통령은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발전한다”고 말했습니다. 21세기 대명천지에 중대 범죄자를 잡듯 국가 공권력은 상식과 양심의 힘을 믿는 YTN 기자 4명을 긴급체포하고 징역형을 구형했습니다. 사법부는 YTN 조합원들이 낙하산 사장 출근저지 등 업무방해 등을 한 사실은 인정되나 YTN 조합원들이 사사로운 이익을 한 것이 아니고 방송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이 사건에 이르게 됐다고 밝히며 검찰의 구형에 턱없이 미치지 못하는 벌금형을 선고했습니다. 국가공권력 경찰의 긴급체포와 검찰의 구형은 YTN 사장과 회사측의 고발로부터 출발하고 있습니다. 국가공권력은 언론노동자들의 소명은 제대로 귀담아 듣지 않고 사측의 주장에만 충실했습니다, 많은 대한민국 국민들이 지금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의 피와 땀으로 어렵게 이룩한 민주주의가 실용주의라는 미명아래 다소 퇴색할지 모르지만 역사는 결코 덧없이 후퇴하지 않을 것이라 믿습니다, 역사가 후퇴하기엔 우리 주위에 인생을 아름답게 해주는 사람들이 너무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장균, 18번째 해직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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