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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택남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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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직일기] 꺼삐딴 리

마니아 편집팀 | 2010.07.25 | 조회 7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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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삐딴 리”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 행동을 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도에 지나치면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전광용은 소설 꺼삐딴 리에서 시대에 따라 약삭빠르게 변신하는 인간의 속물 근성을 풍자하고 있습니다. 꺼삐딴 리, 영어로 캡틴 리는 외과의사 이인국의 별칭입니다. 이인국은 일제시대에는 일본인들에게 부역하고 해방후 북한 땅에 소련군이 진주하자 러시아인들에게 아부합니다. 이인국은 1.4후퇴 때 월남한 후에 또다시 변신해 이번엔 친미 행동으로 돈과 권력을 얻습니다. 소설속 주인공 꺼삐딴 리는 이웃이나 주변 사람의 처지는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자신의 영달만을 위해 사는 철저한 기회주의와 이기주의의 전형입니다. 꺼삐딴 리와 같은 인물은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나 존재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 모두의 내면에 그런 욕망이 정도의 차이만 있지 존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혈의 누’에서 나왔던 대사인 것 같은데 사람이 짐승과 다른 것 가운데 하나는 부끄러움을 아는 것이죠. 인간에 염치가 없다면 모두 꺼삐딴 리가 돼 인간세계는 아비규환의 세계가 이미 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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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상표 YTN 상무가 청와대 홍보수석이 됐습니다. 홍상표씨의 최근 행태를 보며 꺼삐딴 리가 생각났습니다. 홍상표씨는 YTN 보도국장으로 일하던 지난 2005년 말 황우석씨의 청탁을 받고 PD수첩으로부터 황우석씨를 보호하기 위한 보도를 앞장서 기획 지시했던 인물입니다. 홍상표씨와 황우석씨는 유력 충청인들의 모임인 충청포럼에서 돈독한 관계를 맺었습니다. 황우석씨는 논문 조작이 드러나기 전까지 대한민국에서 대통령만큼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 했던 사람입니다. 홍상표씨는 황우석 사단의 줄기세포와 체세포가 일치하지 않는 결과를 사전에 알고도 축소 보도에 앞장 섰습니다. 마치 일제시대 꺼삐딴 리가 일본인들에게 부역한 것 처럼. 홍상표씨는 노무현 정부말기에도 청와대 홍보수석이 되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했습니다. 결국 윤모씨가 홍보수석으로 낙점됐지만 홍상표씨는 노무현 정부 청와대 홍보라인 실세인 양모 비서관을 통해 청와대로 들어가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마치 소련군이 진주하자 러시아인에 아부하는 꺼삐딴 리처럼. 이명박 정부는 노무현 정부가 했던 것에 대해 반대하는 쪽으로만 정책을 편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런 이명박 정부에서 노무현 정부시절 홍보수석 후보로 거론됐던 홍상표씨가 홍보수석이 된 것은 참으로 의외의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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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상표씨는 홍보수석이 된 뒤 민주당이 비판 논평을 내자 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에게 직접 전화를 했습니다. 자신은 YTN에서 기자 6명이 강제해직되는 사태 당시 인사위원회 위원이 아니었다고 해명을 했다고 합니다. YTN 기자 6명이 해직된 것이 법과 원칙에 따라 온당한 일이고 칭찬받을 일이라면 홍상표씨가 민주당 대변인에게 굳이 전화를 해서 해명할 필요가 없는 일이겠죠. 홍상표씨는 그러나 인사위원보다 더 적극적으로 후배기자들의 밥줄을 끊기 위해 대통령 특보출신 YTN 구본홍 사장에게 부역을 했습니다. 홍상표씨 본인이 직접 남대문경찰서에 나가 경찰관에게 있지도 않은 사실을 왜곡해 진술했습니다. 홍상표씨 진술은 결국 YTN 기자들이 경찰조사를 받고 검찰에 기소되고 결국 밥줄을 끊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홍상표씨 본인의 욕망을 위해 경찰에 후배기자를 팔아넘겼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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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상표씨가 본인 소원대로 청와대 홍보수석이 됐습니다. 인면수심으로 YTN 후배 기자들을 권력의 제단에 바친 그가 대한민국 언론계를 쥐락펴락하면서 또 얼마나 많은 기자들과 언론인들을 괴롭힐지 벌써부터 걱정이 앞섭니다. 홍상표씨가 최소한 언론인으로서의 상식과 양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런 걱정이 기우에 불과하겠지만 그가 홍보수석이 되기까지 언론인으로서 보여준 모습은 앞으로 청와대 홍보수석으로서의 역할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게 하기 때문입니다.

         

글 : 우장균 (제 42대 한국기자협회장, YTN해직기자)

[우장균 해직일기]는 한국기자협회보 칼럼 [우장균의 못 다한 이야기]에 동시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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