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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택남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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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직일기] 5월의 노래

마니아 편집팀 | 2010.05.26 | 조회 7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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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노래”


  올해는 10단위로 끊어지는 기념일이 많은 해입니다. 1950년 일어난 한국전쟁은 60주년을 맞았고 1960년 일어난 4·19 혁명은 50주년을 맞았습니다.

  5·18 민주화 운동, 광주항쟁도 올해 30주년을 맞았습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제외한 것도 모자라 경기도 민요인 '방아타령'을 연주하려 했다니 국가보훈처 고위관계자들은 누구를 위한 공복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영혼 없는 공무원들을 탓하기에 앞서 공무원들에 대한 인사권을 갖고 있는 정권의 의지를 견제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80년 5월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학생이 한국기자협회장이 돼 광주를 방문했습니다. 5·18 민주화 운동 30주년을 맞아 아시아네트워크, 80년 해직언론인협의회, 광주전남협회가 주관하고 한국기자협회가 후원한 아시아 자유언론포럼에 참석했습니다. 80년 해직언론인 선배의 부탁을 받고 포럼 책자에 인사말을 올렸습니다.


[아시아 자유언론 포럼 인사말]


2010년, 5·18 민주화 운동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입니까?

2010년 오늘, 광주에서 30년 전 있었던 일은 무엇을 말하고 있습니까?

어떤 분들에겐 1980년 5월이 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은 과거일 수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과거 가슴 아팠던 일은 잊고 화합의 길을 가자고 말할지 모르겠습니다. 또 어떤 분들은 30년 전 일을 기억 저편에 남겨 두셨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2010년 오늘 5·18 민주화 운동의 정신을 다시 생각해 봅니다. 1980년 5·18 민주화 운동의 정신은 1987년 6월 항쟁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87년부터 20년 가까이 대한민국은 여러 분야에서 민주주의 꽃을 피웠습니다. 특히 언론의 자유는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만개하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그러나 2010년 오늘 우리는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다시 얘기하게 됐습니다. 산소처럼 지난 20년 우리 곁에 있어 그 고마움을 몰랐던 민주주의를 다시 찾게 됐습니다. 미디어법 강행 통과, 불도저식 4대강 개발 등 소통 부재의 정권은 우리 곁에 만개한 민주주의 꽃을 시들게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언론 민주주의는 1987년 이전 수준으로 후퇴했습니다.


1980년 신군부에 의해 많은 선배 언론인들이 강제해직 됐습니다. 1987년 6월 항쟁이후 몇몇 언론사에 한 두명씩 기자들이 해고된 경우는 있었지만 언론인들의 대량 해직사태는 없었습니다. 2008년 YTN기자 6명은 집단 강제 해직됐습니다. 그들은 대통령 특보출신이 공정성이 생명인 뉴스전문 방송사에 오는 것은 온당치 않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주장을 하다 밥줄을 끊기고 말았습니다. 지금 MBC에 또 다시 대량 언론인 징계사태라는 검은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습니다. 큰 집에서 쪼인트 까이고 온 MBC 사장은 YTN보다 더 많은 기자와 PD를 해직시키겠다고 겁박하고 있습니다. 언론인 해고는 언론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뜻입니다.


1980년 신군부가 언론과 모든 민주세력에 총과 칼로 위협하며 재갈을 물릴 때 광주는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금남로에서 시청에서 시민들을 향해 최루탄이 아니고 총알이 날아 올 때도 민주주의 정신은 결코 움츠러들지 않았습니다.


2010년 지금 대한민국에 필요한 것은 5·18 민주화 운동의 정신입니다. 민주주의가 없으면 살아있으나 살아있는 것이 아니고 웃고 있어도 행복할 수 없습니다. 민주주의가 없으면 학생들은 사교육 지옥에서 벗어날 수가 없으며 민주주의가 없으면 4대강에 모든 생명체는 우리 곁을 떠날 것이며 민주주의가 없으면 30개월 이상 된 미국산 쇠고기를 학교급식으로 먹게 될 것입니다. 민주주의는 우리의 생명이며 희망이며 미래입니다.


30년 전 5월 광주 시민들은 민주주의 나무에 피를 뿌렸습니다. 우리의 생명과 희망과 미래를 위해 목숨을 바쳤습니다.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 했습니다. 오늘 우리는 30년 전 광주 시민들과 대화를 합니다. 오늘 8천명 한국기자협회 회원 기자들은 30년 전 해직 언론인 선배들과 대화를 나눕니다. 그리고 모두 함께 타는 목마름으로 다시 민주주의를 불러봅니다. “민주주의여 만세”라고…


글 : 우장균 (제 42대 한국기자협회장, YTN해직기자)

[우장균 해직일기]는 한국기자협회보 칼럼 [우장균의 못 다한 이야기] 편에 동시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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