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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택남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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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의 투쟁을 응원하며

마니아 편집팀 | 2010.02.18 | 조회 7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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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의 방송 장악을 저지하기 위한 MBC 노조의 투쟁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우리는 잘 압니다.
MBC의 동료들이 버텨내고 있는 시간들이 얼마나 힘들고, 외로운 지를.
또 우리는 잘 압니다.
언론인의 사명을 지키기 위한 싸움 속에서 얼마나 당당해질 수 있는 지를!
지금 MBC는 우리의 과거이자 미래입니다.
여러분의 관심과 응원이 필요합니다.

이근행 MBC 노조위원장의 글을 올립니다. - 2월 11일자 MBC 노보에서 옮김

우리가 가는 길에서


 제가 아직도 여린 구석이 있어, 자꾸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방문진의 야만적이고, 무모하며, 폭력적인 일련의 행동들에 대해 항의하는 현장에서 심장이 파르르 떠는 거 같았습니다. 제 몫을 다하지 못해 아쉽고 안타깝기 만한 엄기영 사장, 그래도 그의 떠나는 마지막 뒷모습을 채 끝까지 보지 못하였습니다. 그리고 짐은 온전하게, 남은 자, 우리들의 몫이 되었습니다.


 푸른 새벽, 정문을 바라보며 출근저지를 하면서, 자꾸 그들과 말을 하고 싶진 않았습니다. 세상 모두가 알고 있는 정권의 음모와 절박한 MBC의 현실에 대해, 그들 또한 차라리 침묵하는 것이 회사와 동료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했습니다. 2010년 2월. 드러날 것은 다 드러나고, 이제 오롯하게 제 위치를 지키는 일, 그리고 자신의 길을 가는 일만이 남아 있는 것을, 뭐 그리 구차한 변설(辯舌)로써 스스로를 정당화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드디어 올 것이 오고, 싸울 수밖에 없는 그 때가 되어 버렸습니다. 기다리는 것은 좀처럼 오지 않고, 오지 말았으면 하는 것은 기어이 오고 맙니다.


 투쟁이라는 것. 머리로만 할 일은 아닙니다. 태반은 가슴으로 할 일입니다. 9일(화) 오후 5시. 다시 ‘민주의 터’에 가득 모인 동지들의 모습을 보면서, 한 사람 한 사람 발언하는 조합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꾸만 감정이 요동치는 것을 애써 눌렀습니다. 차가우면서도 뜨겁고, 슬프고도 즐거운 , 세상에 대한 분노와 사랑이 우리들 안에 가득했습니다.


 서울과 지역, 선배와 후배, 일반직과  업무직. 서로를 가르는 분별(分別)이 사라지고 모두가 한마음인 것을 확인하면서, MBC라는 조직을 왜 ‘마지막 보루(堡壘)요 희망’이라고 하는 지, 저는 새삼 확인했습니다.


 지금도 정권의 방송장악에 맞서 YTN 동지들의 투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KBS동지들이 다시 일어섰습니다. 그들은 서로를 부둥켜안고, 이 폭압의 시대에 눈물겨운 희망의 연대기(年代記)를 써 가고 있습니다. 노종면(YTN), 엄경철(KBS 새노조) 한 개인의 이름 뒤에는, 언론의 독립을 지키겠다는 수많은 동지들의 각성(覺醒)과 분노가 있었습니다. 선도적으로 싸우고, 깨지고, 다시 일어서서 싸우는 그들에게서 우리는 커다란 감동을 받았고, 또 한편으로는 미안해하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우리에게 제일 먼저 와야 일들이 먼저 그들에게 닥쳤다는, 그런 마음 때문이었을 겁니다.


 동지여러분. 올 것은 오고, 또 갈 것은 갈 것입니다. 힘들더라도, 우리가 올바르고 정의로워서, 또 늘 서로가 서로를 믿고 의지하는 자랑스러운 전통이 있어서, 반드시 이 어두운 터널을 국민들과 함께 뚫고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결국 승리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 무도한 정권은 불과 몇 년 후면 처절한 정치적 역사적 단죄를 받을 것입니다.


 세상의 길이 제멋대로인 거 같아도 모두 다 제 갈 길이 정해져 있고, 여기 저기 넘치는 흙탕물도 궁극에는 강으로 바다로 갑니다. 순리를 믿고, 멀리 보고 갑시다. 그러한 확신이 우리의 흔들리지 않는 나침반이 될 것입니다.


 모두에게 당부 드리고 싶습니다. 오늘의 MBC를 지키는 일이 곧 한국사회의 언론과 민주주의를 지켜내는 일이라는데 동의하지 않는 MBC 구성원들은 없다고 믿습니다. 아무리 개인의 처지가 다르다 하더라도 오늘의 일을 두고 시비(是非)가 갈리진 않는다고 봅니다. 서울과 지역 , 일반직과 업무직, 선배와 후배, 조합원과 비조합원, 모두 하나라고 봅니다. 그것이 매일 얼굴 맞대며 우리가 몸담고 있는 MBC가 아니던가요. 아닌가요.


 한 조합원의 말대로, 웃으며 갑시다.


 말씀드렸지요. 우리가 싸우다 쓰러지는 바로 그 자리에서 언젠가는 꽃이 필거라고, 걷고 걸어서 길이 된다고, 투쟁의 길에서 앞선 자와 뒷선 자의 구별은 무의미 하며 서로 마주잡은 손의 따스한 체온만이 아주 오래 삶의 의미로 남는다고 말입니다.


 여러분, 모두 함께 가시지요. 우리가 옳지 않습니까. 우리는 질 수 없고, 이미 이겼습니다.


2010년 2월 11일  이근행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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