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다소 늦은 보도국 운영 방침 설명회.
단상 앞에 선 정영근 보도국장.
난초 위로 여러 채널이 함께 하고 있다.
매끄러운 진행을 위해 원고를 바라보고 있는 기협 지회장.
굳은 입의 노조 위원장.
바쁜 퇴근길, 하나씩 켜지는 도심 불빛.
단상을 지그시 누른 보도국장.
침묵하고 있는 19층.
백여 명의 조합원이, 보도국장의 운영 방침 설명을 듣고 있다.
이곳은 숲이다.
그리고 정글이다.
재난 방송 시스템 앞에 선, 보도국 운영 계획서.
답답한 마음의 보도국 조합원들.
질의응답 시간이 주어지고, 조합원들의 열띤 질문이 이어진다.
해정직자 해결 질의가, 어느덧 한 시간을 넘기고 있다.
반복되는 대답.
답답한 마음.
19층은 무겁다.
정 국장의 오디오는 반복 되고, 재생 버튼은 돌아간다, 마치 기계처럼.
닳고 닳은 마음.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겠지, 그러나 오래된 상흔은, 세월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는다.
보도국의 밤은 깊어가고.
YTN의 하루도 새벽을 맞으려 한다.
밤은 깊어 11시.
설명회는 종 했고, 사회자는 박수 없이 끝을 맺는다.
그것은 메타포다.
늘어가는 담배.
피우면 구름이 된다.
연기는 허공을 맴돌아, 언젠가는 단비가 돼, 갈라진 광야를 해갈 해 줄 것이다.
치기 난 아이의 오만.
그는 거친 저작으로 알사탕을 깨부순다.
달콤했던 유혹이 입안에 가득했고, 입술은 선홍 피로 물들었다.
입을 벌리자, 새빨간 유충이 용암처럼 쏟아졌고, 허리를 굽히니, 손바닥 만한 벌레가 등을 뚫고 나왔다.
객석 관객은 박수쳤다.
조명이 꺼지자, 무대의 암막이 머리에 닿았다.
단물 빠진 아이의 몸은, 부패한 노인으로 변해갔다.
글/ 사진 : 서정호 조합원 (보도국 뉴스그래픽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