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설 한기가 남던 2월.
돌발영상의 한국기자상 시상 차, 냉기를 뚫고 프레스센터 앞 도착.
언론 관련 법 등으로, 일부 단체가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양식에 맞춰 서류를 작성하는 임장혁 팀장.
상단 상금 금액에 저절로 포커스가 간다.
예리한 여직원 왈,
"상금은 사진에 노출 안되게 해주세요~ ^o^;;"
40회를 맞는, 한국기자상 시상식.
매 해의 춘기에 한 번 열리는 공신력/ 권위 있는 상.
돌발 작가 4인방, 탄탄한 조직력을 갖춘 '자칭' 미녀 라인업.
따사로운 정오 햇살에, 뭔가를 뚫어져라 보고 있다.
[취재 후기] 란을 읽기보다는, 정유신 선배의 핸섬한 총각 시절 사진을 보고 있다.
사진은, 나름 충격과 공포다.
그리워하는 정유신 선배.
혹은 자신의 [취재 후기]에 흡족해 하는 임장혁 팀장.
미려한 커튼 틈새로, 쨍한 주광이 한창이다.
정오를 기해, 시상식이 진행되려나 보다.
주인 잃은 트로피.
지루한 개회 연설이 지났고, 본격적인 시상 시작.
기협 부회장이신 왕 선배께서도, 트로피와 부상 등을 수여하신다.
혹 돌발영상에도 직접 수여를?
미지수다.
앞에 선 수상자들은 KBS 취재팀.
자, 다음이다.
목도 마르고, 한 잔 거나하게 마신다, 벌컥벌컥.
YTN 돌발영상 팀장과 정유신, 정병화 선배.
영광스런 순간과 함께, 무수한 플레시가 번쩍였다.
그리고 어디선가 나타난 돌발 '미녀' 작가들의 꽃다발 세르모니.
시상식의 피날레, 경직 된 인증샷.
지난 일 년 간, 어려운 국내 언론의 내적 내홍 속에서도, 묵묵히 각자의 직업 소명에 충실 한 수상자들.
삽시간에 형성 된 포토라인의 열기가, 이들의 열정과 닮아있다.
탈북자 신분에 9개월을 살아온 생고의 소감.
아빠가 상 탔다며, 전주에서 올라온 귀여운 꼬마와 가족의 축하.
우리에겐 익숙한 서울 모습이, 지방주재 가족들에겐 서울 나들이의 기회가 될 것을 떠 올리니, 또 미소가 돋는다.
가족이 무엇이고, 생 고락에 올라 선 외줄타기는 무엇일까?
수상자 틈새에 비껴 앉은 해정직 선배들의 얼굴엔, 그 가족과 기자로서의 소명 등이 아련히 묻어난다.
부러진 트로피를 들고 선 임장혁 팀장.
"해정직 자들은 다 '꼬다리'가 부러지나봐" 하고 너스레 푼다.
여기, 트로피의 '야마'가 떨어져, 새빨간 상자 속에 널부러져 있다.
허영이 백색 트로피라면, 양심은 새빨간 피다.
그 속에, 해정직 자는 죽어 있다.
"오늘 이렇게 고귀한 상 주셔서 감사합니다.
전 오늘 이렇게 고귀한 상을 받고,
내일 경찰서로 향합니다.
외부에선 상 줍니다.
내부에선 징계 받습니다.
오늘은 상 받고, 내일은 조사 받습니다.
특별한 상황입니다.
그래서 오늘 받는 이 상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돌발영상 팀 뿐만 아니라, 저희 조합원 모두, 큰 힘을 얻었습니다.
이 힘으로 공정방송 지키겠습니다.
정권의 낙하산 사장, 반드시 몰아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임장혁 팀장 수상 소감 중"
소중한 것일수록 눈에 보이지 않는다.
지키고자 하는 것은 소중한 것이고, 피안에 있다.
어느 날 사막을 바라보던 생텍쥐베리는 이렇게 말했다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사막 어딘가에 오아시스를 숨기고 있기 때문이야.
지금 돌발영상은,
사막을 건너고 있다.
글 작성 : YTN 서정호 조합원 (보도국 뉴스그래픽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