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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엔 답이 없다

또우너 | 2015.11.06 | 조회 908

방송기자연합회지 <방송기자> 요청으로 지난달 노종면 선배를 인터뷰했습니다. 책으로도 나왔지만 회사에 못 들어오시는 분들 위해 링크를 걸어드릴게요. http://reportplus.kr/?p=16109 를 누르시면 읽으실 수 있습니다.


기사로 낸 내용 말고도 많은 얘기를 들었습니다. 특히 회사 상황 관련해서요. 타사 사람들도 독자라서 원고에는 넣지 않았는데, 하지만 우리 선후배들과는 꼭 함께 나누고 싶어서, 위 기사에서 빠진 나머지 인터뷰 내용을 정리해 올립니다. 좀 길지만 읽어주세요. 내용은 편의상 반말로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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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우리 보도 내용은 어떻게 평가하는지?


= 과거엔 매체 비평 차원에서 봤는데, 지금은 외부 언론 활동을 잘 안 하는 상황이라 안 보게 됐다. 우연히 틀다가 등장하는 패널들의 편향성이 눈에 띄고. 얼마전 '신율의 시사탕탕'에서 김무성 대표 사위 마약 사건 다루는 걸 봤는데, 트는 순간 패널의 입장이 친여 입장인데 상당히 오랜 시간, 진행자까지 김무성을 두둔하는, 그런 걸 보니 뭐 이게 대표 프로그램이면 알만하다는 생각은 했다.


- 그런데 '시사탕탕'은 시청률이 잘 나오는 편이다. 그러니 시청률과 공정보도라는 게 꼭 연결되는 것 같진 않다는 고민들을 하는 것 같다.


= 그게 딜레마라고 생각 안 하는데. 선정적으로 하면 단기적 시청률은 높게 나온다. 팬 관리만 잘 해도 확보할 수 있는 시청률보다 낮은 수준에서 경쟁하는 게 종편과 보도채널이다. 그러니 이 규모 안에서는 자기가 타겟으로 삼은 시청자 니즈에 부합하게 선정적인 보도 하면 시청률 올릴 수 있다. 근데 그 시청률을 깨고 더 시청률 내는 건 공정보도다.


공정하고 좋은 프로그램이어야 아주 높은 시청률이 나오고, 어설프게 공정하면 선정 보도보다 시청률은 덜 나온다. 그렇다고 선정보도를 추구하면 안 된다. 우리는 시청률이 너무 형편없으니 선정적으로 하면 시청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오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인 거다.


종편이 우리보다 시청률 높지만, 그게 보도 잘 해서 나오는 게 아니다. 팬 관리를 잘 하는 거지. YTN은 '시사탕탕'은 종편에 가깝고, 다른 프로는 대체적인 평가가 이도 저도 아니라는 거다. 종편 류의 프로를 우리가 모델로 삼는 순간 종편의 아류로 전락한다. 시청률과 공정방송 다 잡기 힘든가? 이런 고민 자체가 잘못 됐다.


- 종편은 타겟을 철저히 맞춰서 하는데, 그럼 우리의 타겟은 어떻게 봐야 하나.


= 연령대는 종편이나 비슷하다. 그렇다고 거기 맞추면 종편 아류가 될 수밖에 없다. 미래 시청자도 잡아야 하고, 보도채널의 타겟은 30~40대로 봐야 한다. 갈수록 뉴스 소비가 우리가 확보하는 채널로 유입되지 않는다. 거기 대비를 해서 뉴스가 많이 소비되도록 해야 하고. 시청률 잣대로만 보면 안 된다.


- 최근엔 연합뉴스TV한테도 뒤집힌다. 안 뒤집히는 날을 세는 게 빠르다.


= YTN의 대처 전략이 없었다. 후발주자는 치고 올라오게 돼있다. YTN과 연합의 차이를 시청자들은 모른다. 나도 모르겠다. 연합과 YTN이 작은 파이를 둘이 나눠먹는 구조에 들어와버렸다는 생각이 들고, 그럼 시청률은 가까워질 수밖에 없다. 


그때 우리가 주말뉴스 따라잡히니 주말뉴스 강화한다고 했다. 상대적으로 약한 고리인 주말뉴스가 따라잡히면 주력 뉴스를 키워서 같이 벌려야지 어떻게 주말만... 전차종 점유율 1위인 자동차 회사가 있는데 후발주자가 치고 올라와서 경차에서 역전했다, 그때 회사가 딴 거 제껴놓고 경차에만 투자를 집중한다면 그런 멍청한 대응이 어딨나.


채널인접전략, 채널 이미지 전략, 이런 것들 연합이 다 계산해서 왔다. 단 하나 뒤지는 게 뉴스Y가 브랜드 가치가 뒤지는 것. 그래서 연합뉴스TV로 바꿨다. 그들은 전략적으로 대응했다. 그런데 우리는 주말 따라잡혔으니 주말 강화하자, 이런 수준의 전술로 치밀하게 접근하는 적을 맞이하니 지는 게 당연하다.


연합과 격차를 벌리기 위해 YTN이 한 게 단 하나라도 있나. 주말에 좀 일찍 나와라? 그건 오히려 에너지를 분산시켜서 주력 상품의 질을 떨어뜨리는 결과밖에 안 된다.


- mbn이 치고 올라올 때랑 판박이다.


= 시장에선 전략 전술을 이겨낼 재간이 없다. 연합이 우리보다 재정도 튼튼하다. 정부지원도 있고, 취재망도 연합과 연합뉴스TV의 벽은 이미 허물어졌다고 봐야 한다. 그러니 그 브랜드 갖다 쓴다. 초기에 뉴스Y 가기 싫어하고 이런 게 깨졌다. 


YTN은 뉴스Y에 비해 취재망과 브랜드 가치가 강했지만, 연합뉴스TV가 되는 순간 둘 다 우위가 아니다. 지금 상태는 당분간 엎치락 뒤치락할 수 있다. 특히 보도 채널은 콘텐츠가 비슷할 땐 이거 보다 저거 보다 한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지금이라도 전략 전술을 세워야 한다. YTN이 연합뉴스TV와 다른 게 뭐냐고 시청자가 물었을 때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최초의 보도채널입니다? 근데 왜 연합과 다른 게 없어? 지금 내세우는 채널 이미지 전략은 되치기당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 시사탕탕이 시청률 잘 나오는데요? 그거 종편이랑 비슷하던데? 거기다 대고 우리 낱말풀이가 좋아요 이럴 건가? 그럼 너네 왜 보도채널 하냐고 그럴 거 아닌가. YTN에는 답이 없다. 


지금 내세울 게 낱말풀이고 사장이 거기 관심 기울인다면, 인력이 얼마 투입되고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회사의 관심이 어디 쏠려있냐가 중요하다. 회사의 관심이 쏠려있는 쪽으로 자원을 배치하고 마케팅을 강화하게 돼있는데, 제작자 몇 명으로 운영되는 곳에 온통 조직의 신경이 쓰이고 홍보 포인트를 거기 맞추면 다른 사람들이 놀게 된다.


한 마디로 배석규 이래로 YTN엔 경영이 없다. 뭐 그 전에도 특별한 경영이 있었는진 모르겠지만, 하다못해 장명국 사장은 회사를 살렸고, 표완수 사장은 매출을 올렸다. 그게 누구 공이든 간에 그 당시 대표 프로그램이 나오고 컨텐츠 혁신 시도를 하고.


배석규 시대엔 뭘 했을까? 경쟁자가 태어나는 걸 못 막았다. 종편은 못 막아도 연합은 막았어야 했다. 이 지경의 제일 큰 책임자는 배석규다. 그래놓고 24번 고정했다. 후순위 채널 유지하려면 뭔가 다른 정책이 있었어야 하는데 연합이 바로 옆에 붙는 바람에, 20번대 대표채널, 그것도 없어져 버렸다. 그래놓고 돈만 쓰고 있는 웨더채널을 만들고. 플랫폼 확장하면 개인이 목에 힘줄 순 있다. 그건 경영이 아니다.


- 네이버에서 돌발영상 치면 이제 일반명사가 돼버렸더라. 지금은 매체 환경도 바뀌었고, 지금 새로운 포맷을 만든다면 뭐가 있을까?


= 앞으론 더 어렵겠지. 답이 어려운 게 아니라 고민하는 경쟁자가 많아서. 정해진 답이 있겠나. 중요한 건 방송 뉴스는 젊은이들한테 소비되지 못하는 포맷이라는 건 수십 년에 걸쳐 확인이 됐다. 텍스트는 소비된다. 연예뉴스도 텍스트다. 양복입고 근엄한 앵커가 나와서 뉴스를 소개하는 포맷은 적어도 20~30대는 안 보는 것 같다. 이들을 공략하는 뉴스포맷을 찾아내야 한다.


나한텐 답이 없다. 어려울 거다. 수십년 동안 20~30대 방치하고 자기들끼리만 보는 뉴스 만들어 온 업자들이 갑자기 소비자 욕구를 충족하는 뉴스 만들 수 있겠나. 치밀하게 기획해서 자꾸 해봐야 한다. 모델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거다. 나도 물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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