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의 본질 흐리기에는 대꾸하지 않겠습니다
사측이 이홍렬 국장의 특종 난도질 행위를 얼버무리기 위해
또 딴청을 피우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노조의 피켓 시위 중단을 촉구하는 게시물에서 사측은 대통령
공약 부분을 멋대로 들어내 특종을 망친 행위에 대해, ‘정상적인
데스킹 과정인데 무엇이 문제냐’는 식으로 본질을 흐리려 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기자들이 실명을 내걸고 강력한 항의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YTN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듯이 정상적인 데스킹 과정이다’라고 말하는 극도의 뻔뻔함도 보이고 있습니다.
사측의 표현대로 ‘YTN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것처럼’
노조가 문제 삼는 것은 권력에 아부하기 위해 기사의
핵심 내용을 지운 행위이지 ‘데스킹 과정’ 자체가 아닙니다.
물론 이번 사태는 ‘데스킹 과정’에도 문제가 있었지만 본질은
이홍렬 국장의 특종 난도질 행위이기 때문에 노조 뿐 아니라
수많은 공채 기자들이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입니다.
사측도 이 본질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기 때문에 노조와
공채 기자들의 지적을 ‘데스킹 절차’ 자체에 국한시키는 왜곡으로 본질 흐리기를 시도하는 것이겠지만 이 같은 얄팍한 수에 휘둘릴 YTN 구성원은 단 한 명도 없다는 사실 역시 누구나 알고 있을
것입니다.
사측이 중단을 촉구한 ‘노조 전임자들의 피켓 시위’는
현재 YTN에 자욱하게 퍼져 있는 보도에 대한 불만과 분노를
담아내기에는 턱없이 미흡한 최소한의 의사표현입니다.
수많은 조합원들이 ‘피켓 시위만으로는 부족하다’며 보다
강도 높은 투쟁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측의
‘피켓 시위 중단 촉구’는 너무나 가당치 않기에 대꾸하지
않겠습니다.
조합원 여러분! YTN 사우 여러분!
노조는 이번 사태를 YTN의 생존과 연결된 매우 중대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청와대 비서관의 선거 개입 파문이 불거진 3월 7일,
대한민국 거의 모든 언론들이 파문을 일제히 보도하던
당일에 YTN은 단 한 줄의 기사도 없었습니다.
다음날에야, 문제의 청와대 비서관이 사표를 제출했다는 내용이 YTN의 첫 기사였습니다.
청와대나 여당의 잘못과 관련해, 다른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 경쟁을 하는 사이에도 입을 다물고 있다가 나중에서야
사태의 원인이나 배경이 생략된 반쪽짜리 보도를 하는 것이
YTN에서는 비일비재한 일이 돼버렸습니다.
공추위가 다음 주에 지적을 하겠지만 지방선거와 관련해
특정 후보만을 부각시킨, 눈을 의심케 하는 홍보성 영상물이
버젓이 주요 뉴스에 방송되는 일마저 벌어졌습니다.
오랜 시간 끈질긴 취재 끝에 얻어낸 국정원 댓글 특종 기사를
보도국장과 간부들이 멋대로 쓰레기통에 쳐 박아도, 그와 관련된 보도국 회의 내용을 국정원 직원이 고스란히 알고 있는 엄중한
사태에 직면해서도, 이에 제대로 대항하지 못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현실에 이른 것이라 반성합니다.
‘작은 피켓 몇 개’를 들고 서 있는다 해서 당장 무엇이
달라지거나 이홍렬 국장과 사측의 뻔뻔함이 쉽게 고쳐지지는
않을 것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소한의 의사 표현이 담긴 ‘작은 피켓 몇 개’라도,
아주 오랜 시일이 걸린다 하더라도, 두 팔과 두 다리가 성한 이상 끈질기게 붙들고 서 있으려 합니다.
‘피켓 시위가 고작이냐’는 질책의 목소리 역시 잘 듣고
있습니다.
YTN의 공정성과 경쟁력 회복을 위해서라면 결코 피켓 시위에
머물지는 않을 것입니다.
조합원들의 수고와 희생을 최소화하는 범위 안에서,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가겠습니다.
2014년 3월 14일
전국언론노동조합 YTN 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