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직순례] 정의의 백가면이
길을 인도하다!
'해직 5년을 걷는다 - 공정방송을 위한 도보순례단'의 미디어피폭지 순례 사흘째인
어제(12일)는 오전부터 비가 내렸습니다.
도보순례를 해본 사람들의 말로는 사흘째가 되면 한차례 고비가 찾아온다고 합니다.
권석재 조합원에게는 감기가 찾아왔고, 노종면 조합원의 발바닥에는 작은 물집들이
몇 개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그래도 불굴의 투지(사실은 조합원들이 보고 있기에?)로 용인 수지에서 출발해 동탄을 거쳐
송탄까지 20km를 완주, 목표를 달성했습니다.
어제의 행군은 어디선가 갑자기 나타난 '정의의 백가면'의 공로가 컸다고 합니다.
백가면의 정체는 무엇인지, 어제 하루 해직자들의 여정을 사진으로 만나보겠습니다.
오전부터 제법 굵었던 빗줄기..판초우이 등장!
푸르른 배경에 우중충한 회색 주인공들
과거 베트남의 비극, 월남전이 연상되고...
머나먼 빗길에 서서히 지쳐갈 무렵...!
어디선가 깃발 하나 달랑 들고 홀연히 나타난 정체불명의 백가면!
'공정방송' 깃발 든 것 보니 나쁜 백가면은 아닌 듯...그렇다면 정의의 백가면?
순례단과 잘 아는 사이인 것도 같고...
이후 해직기자들의 수호자를 자처하며 순례에 동행하고...
비가 그치면서 그의 가면이 벗어지는데...
서서히 드러나는 백가면의 정체!
백가면의 정체는 야근 마친 홍선기 조합원!
정의의 백가면에서 녹색 어머니회로 급변신!
이제서야 불거진 '원전비리'...그래서 이곳 역시 미디어피폭지로 규정
야근 투혼 발휘하며 오후 5시까지 함께 걸은 후배 덕분에 힘겨운 사흘째 도보행군은
비교적 버틸만 했는데...
제아무리 정의의 백가면이라도 밤샘근무 한 몸상태...이제는 떠날 시간
조승호 : 잘 가라 백가면! 하루 더 있으면 안되겠냐?
홍선기 : ..............(나 야근해서리)
사랑하는 후배가 가고 다시 그들만의 행군이...
조잘대던 녹색어머니회 소속 백가면 후배가 없어서인지 발은 점점 무거워지고...
갑작스레 밀려드는 피로...다리밑 신세
갈수록 내려 앉는 어깨
끊어질 듯한 허리
도보순례 나흘째인 오늘(13일) 이 시각 현재(10시), 쌍용차 노동자들의 아픔과 슬픔이
서려 있는 평택 쌍용차 본사와 와락센터를 향해 걷고 있습니다.
무엇이 24명을 죽음으로 내몰았는지, 진실의 실체에 조금씩 조금씩 접근하듯 한걸음
한걸음 평택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와락센터 방문에 이어서는, 대통령까지 나서 귀족노조로 왜곡발언하면서 끔찍한 탄압을
받았지만 언론에는 그 실상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유성기업 노동자들도 만날 예정입니다.
급한 집안 사정으로 잠시 본대를 떠난 우장균 조합원도 곧 다시 합류해 미디어 피폭지를
향한 순례를 이어갈 것입니다.
우리 모두 끝까지 응원하며 함께 합시다.
지금까지 보신 사진들은 누가 다 찍은 걸까? 보너스로 촬영자의 모습을 보여드립니다.
종군기자? 하성준 사무국장
뭘 찍나 궁금한 동네 꼬마의 시비..수준이 맞아 둘이 금세 친구가 됐다는...
항상 다른 순례자들보다 앞서 걸어야 하는 고달픔이...
근데 너무 오래 앉아 있는 거 아닌가? '앵글' 핑계로 휴식중?
제대로 '기'록을 남길 줄 아는 '자'는 어디서나 여유롭고 당당하다!
2013년 6월 13일
전국언론노동조합 YTN 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