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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발 제작자 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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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발영상의 주식(主食)은 왜 정치인가?

돌발영상 | 2010.06.18 | 조회 70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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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발영상은 왜 정치권만 다루는가?


    돌발영상에 대해 묻는 질문 중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다. 간혹 사회 현상이나 사회적 관심사, 사건 사고, 매체 비평 등을 소재로 다루기도 했지만 실제로 돌발영상의 먹잇감 중 80% 이상은 국회와 정당, 정부를 주인공으로 하는 정치권이었다. 정치권에 집중하겠다고 부러 작정한 건 아니다.

    어찌 하다보니 정치권에 초점을 맞출 수 밖에 없었는데, 다음의 세 가지 정도로 돌발영상은 왜 정치권에만 치우치는지에 답하곤 했다. 아마 돌발영상 뿐 아니라 돌발영상 이후 생겨난 많은 유사 프로그램들도 비슷한 한계를 느끼지 않을까 싶다.


  
1. 소재 발굴의 물리적 한계

     

    돌발영상팀이 소재 발굴을 위해 들여다보는 촬영 테잎의 양은 20분 분량을 기준으로  하루 평균 30개 정도다. YTN 촬영 기자들이 당일 촬영한 테잎과 타사(MBC,KBS,SBS)에서  풀(화면 공유) 받은 테잎을 대부분 살펴본다. 정치는 물론 경제, 사회, 지역, 문화, 스포츠 등 다른 분야에서도 '꺼리'가 없는지 열심히 뒤져본다.  

   문제는 여러 분야의 취재 원본 테잎 중에서 정치권 화면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YTN의 각 출입처 촬영기자들이 각자 열심히 화면을 촬영해 오지만 정치권의 화면이 압도적으로 많다.   

   뉴스 가치와는 별개로 촬영된 화면의 양만 따지면 정치 화면이 70% 이상을 차지한다.

매일 각 정당의 의 모습과 주요 당직자들의 발언이 고스란히 카메라에 담기고, 각 당 대변인들의 브리핑과 논평도 짐없이 매일 화면으로 남는다. 국회에서 본회의나 상임위원회가 열릴 때면 한 회의장에서만 60분짜리 테잎이 7-8개씩 들어온다. 정제된 몇몇 발언들 빼고는 대부분 즉흥적이며 돌발적인 상황들이다. 돌발영상으로 제작하기에 알맞다는 얘기다.

  반면 정치 이외의 분야는 특별한 뉴스가 있을 때에만 촬영이 되고 그 분량도 많지 않다. 게다가 누군가를, 또는 무언가를 비틀고 풍자하기가 그리 적절하지 않은 내용들이 많다. 


  
2. 초상권과 명예훼손의 문제


  간혹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는 사건 사고 등의 화면에서 돌발영상의 소재가 될 상황이 잡혀 있는 경우가 있다. 내용으로만 따지면 정치권을 풍자하고 비꼴 때 처럼 충분히 제작이 가능하지만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 공인인 정치인들이나 공인된 권력인 각 정치세력들이야 공익적인 판단 위에서 사실에 근거하기만 하면 얼마든지 풍자하고 비틀고 뒤집어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풍자하고 비꼬고 뒤집어야만 더 전달력 있고, 파급력도 크고, 반성과 개선책도 유도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인들(아무리 나쁜 사람이더라도)을 주인공으로 하면 풍자와 비꼬기, 뒤집기 등의 전달 방법은 당하는 당사자나 보는 시청자 모두 마음이 불편해진다. 사건 자체의 문제점이나 비리 등에 시선을 끌지 못하고, '특정 개인에 대한 방송과 대중의 뭇매질'로 인식되게 마련이다. 무엇보다 법적으로 문제가 된다. 공인이 아니기 때문에 초상권 침해에 쉽게 해당할 수 있다.

모자이크 처리로 얼굴을 가릴 수도 있지만 일반 뉴스 보도와 달리 풍자 영상 제작에는 모자이크 처리에 기술적 한계가 크고, 풍자 대상의 표정이 모자이크로 가려지고 음성이 변조되면 풍자 효과가 제대로 발휘될 수 없다. 또한 공인이 아닌 일반인의 행위를 풍자하고 비꼬는 것은 그 행위에 대해 사실 전달 보도로 비판하는 것 보다 훨씬 과한 비판으로 이어질 수 있어 명예훼손에도 쉽게 적용된다. 

   

   3. 정치 보도의 중요성


  만일 위 두 가지 한계에서 자유롭더라도 돌발영상은 정치권에 더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돌발영상의 장점은 어렵고 재미없다고 인식돼 온 정치에 대해 유머와 풍자로서 흥미를 가지고 정치를 바라보도록 하는 것이라고 평가돼 왔다.


  이 평가에 동의하면서 결국은 유머와 풍자의 뉴스 전달 방식이 얻어낸 뉴스에 대한 시청자들의 흥미는 보다 적극적인 비판의식과 관심으로 연결되고, 나아가 참여까지 유도해 '고쳐야 할 점을 고치도록 하는 언론의 임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한다는 의견을 덧붙여본다.


   고쳐야 할 점을 고치도록 하는 효과가 가장 필요하고 시급한 분야가 정치일 것이다. 대한민국의 정치는 국민의 삶과 직결되고 그 삶을 좌우하며 삶을 발전시키기도 하고 삶을 통제하기도 한다. (정치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별도의 글로 강조하고자 한다)


  이렇게 중요하면서도 '고쳐야 할 점'이 가장 많은 곳이 정책 결정 과정과 정책 집행 과정, 국회와 정부로 통칭되는 대한민국의 정치다.

  때문에 풍자와 유머, 비꼬기로 뭔가를 자극하고 고치도록 하려는 돌발영상 제작진으로서는 정치가 가장 큰 관심의 대상이고 비판의 대상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간극을 메꾸고 경계를 허물자" 


  의도는 아니었지만, 그리고 다른 분야도 다양하게 다루려고 부단히 시도했지만, 돌발영상은 결과적으로 '정치'에만 방송을 할애해 왔다. 경제와 사회, 문화, 스포츠, 외신 등의 분야는 상대적으로 소홀히 취급됐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면 정치와 경제, 사회, 문화, 스포츠, 외신 등의 분류는 언론사들이 취재와 보도의 편의만을 위해, 어찌보면 분리가 불가능한 '우리 사는 세상'을 억지로 나눠놓은 것이 아닐까 한다. 

  정치는 국민의 삶을 총체적으로 가름짓는 것으로, 경제를 왕성하거나 침울하게 할 수 있고, 사회를 밝거나 어둡게 할 수 있으며, 문화를 풍성하거나 빈곤하게 할 수 있고, 스포츠 경기장 관중석이 꽉 차거나 텅 비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스포츠가 정치요 정치가 경제이며 경제가 곧 사회이고 이 모든 것이 문화요 우리 사는 세상일 게다. 

  때문에 정치, 경제, 사회 같은, 언론에 의한 우리 사는 세상의 인위적 분류는, 자신에게 주어진 출입처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틀에 갇힌 기사를 양산해 내는 기자들의 기사작성 행태와 마찬가지로, 종합적인 비판과 종합적인 사실 보도와 종합적인 대안 제시를 방해할 수 있다. 

  우리 사는 세상을 총체적으로 보고 유기적인 문제점을 파악해 유기적으로 비판하고 유기적인 대안을 제시해낼 때 언론이 참기능을 발휘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아프리카 어느 먼 나라에서 전해진 외신 기사가 우리 사정과 비슷하거나 우리에게 교훈을 줄 때, 이는 더 이상 외신이 아닌 우리의 뉴스 보도로 기능할 수 있듯이...)  

  "간극을 메꾸고 경계를 허물자"는 포스트모더니스트 피들러의 제언처럼 돌발영상 등의 풍자 보도, 나아가 모든 언론 보도가 기존의 틀로 나뉘어진 정치와 사회, 경제와 문화, 스포츠와 외신 사이의 간극을 메꾸고 경계를 넘나들며 '우리 사는 세상'을 유기적이고 총체적으로 담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 돌발영상 PD 임 장 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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