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의 낙하산 반대 투쟁 와중에서 저는 6개월 정직 조치를, 제 밑의 후배 정유신 기자는 아예 해고를 당해버렸습니다.
당시 돌발영상 프로그램은 저를 포함한 3명의 기자가 3분 분량의 아이템 1개씩을 만들어 3개 제작물을 모아 10분짜리 프로그램으로 방송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5년 동안 방송해 오던 기존의 '돌발영상'을 만들었고 두 후배들은 '오늘 문득'이나 '말을 말하다' '돌발 사전' 등의 코너를 번갈아가며 제작했습니다.
낙하산 반대 투쟁의 와중에서 회사가 3명 중 2명을 해고하고 정직조치를 해버렸으니 돌발영상은 저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방송이 불가능한 상황에 빠졌습니다.
일자리에서 쫓겨난 선배 2명의 억울함, 또 YTN이 처한 공정방송의 위기감을 담아 홀로 남은 후배 정병화 기자가 마지막 방송을 '오늘 문득'이란 코너로 제작한 것이 이 '블랙코미디'입니다.
이 마지막 방송을 보는 저와 정유신 기자는 가슴이 매우 아팠습니다. 그러면서 쉴새없이 테잎을 보고 편집기를 돌리고 자막을 써넣었던 지난 날들이 하나하나 스쳐갔습니다. 5년 동안 하루에 한 개씩, 마치 찍어내듯 돌발영상을 만들어 온 듯 합니다. 제가 만든 돌발영상만 해도 어림잡아 8백 개 정도는 됩니다.
앞으로 이곳 '돌발에세이' 에서는 5년 간 방송됐던 '돌발영상'들을 한편한편 다시 끄집어내 살펴보면서 제작 과정이나 제작 의도 등을 여러분과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 임장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