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이면과 실체"
"늘 이러면 곤란 합니다" (2008년 9월 23일 돌발영상)
'승용차 없는 날'이란다.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하기 위해 서울시에서 대대적으로 준비하고 홍보해온 날이다.
대중교통을 타보면 승용차로 출근했던 것이 후회스러울 정도일 것이라는 서울시장의 자신감과 함께 차없는 출근길이 시작된다.
지자체의 행사에 정부도 적극적으로 홍보에 함께 나섰다.
"오늘은 자전거 타고 가야 된대...어쩔 수 없지"
청와대에서는 대통령이 직접 꽤 비싸보이는, 준비된 자전거를 타고 실천에 나섰다.
관저에서 집무실까지 '700미터'
평소 걸어 다녀야 하는 거리인지, 차를 타야 하는 거리인지는 애매하지만 이날만큼은 교통체증 줄이기 동참 차원에서 자전거를 타신다.
참고로 청와대 안의 도로는 평소에도 교통이 매우 원활하다.
이날 각 방송사 뉴스에는 대통령의 자전거 타는 모습이 많이 나왔다.
대통령의 자전거가 승용차 없는 날의 취지를 살려줬는지, 아니면 승용차 없는 날이 자전거 타는 대통령 모습을 더 살려줬는지는 모르지만...
평소에도 꽤 먼 길을 출근하는 국회의장도 대중교통 이용에 동참했다.
"대중교통에 도전해보라! 많은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다"라는 서울시장의 말이 자신감을 북돋운다.
그러나 처음 타보는 지하철과 버스...한남동에서 여의도까지 국회의장의 출근 여정은 평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서울시민들의 힘겨운 출근 투쟁을 여실히 보여준다.
머나먼 지하철 환승, 비집고 들어갈 틈도 없어 그냥 보내야만 하는 버스.
"늘 이랬으면 좋겠다"는 서울시장의 말은 '실제로 늘 그러고 있는' 서울시민들에게는
충분히 약이 오를 말이다.
혹시 "늘 이랬으면 좋겠다"는 말은 딱 이날 하루만 고생한 국회의장에게 매일 고생하라는
충고는 아닐까?
어쨌든 이날 각 방송사 뉴스에서는 국회의장의 고난의 출근길이 서울시의 '승용차 없는 날에 높은 사람들도 동참했다'는 식으로 밝게 그려졌다. '고난'은 쏙 빼고...
일부에선 흔히 돌발영상을 '정통뉴스'가 아닌 '이면'을 다룬다고 말한다.
'이면(異面? 혹은 二面?)'은 '실체' 또는 '핵심'이 아니라는 말을 품고 있는 듯하다.
'승용차 없는 날 뉴스'에서 실체, 또는 일면(一面)은 과연 무엇이었나?
'정통뉴스'가 이날 뉴스의 실체였나? 아니면 '이면(異面이든 二面이든)'이 실체를 말해줬나?
돌발영상 임장혁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