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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화백 툰-노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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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서화백 | 2009.03.16 | 조회 8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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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있다면 신의 권태다. 모든 것을 가졌고, 그래서 모든 것을 잃었다. 어찌할 수 없는 완벽으로의 존재. 지루한 공리에 그는 침잠했고, 또 비상했다.

  미칠 듯 나른한 권태의 골몰은, 우주 곳곳을 기웃거리다, 사람과 마주했다. 그는 진실의 표상을 인간의 오른 날개 아래에, 거짓 표상을 왼쪽 날개 아래에 아로 심었다.

  눈 뜬 사람은 바다를 헤엄쳤다. 초목을 거닐었고, 또 삼나무를 올랐다. 본질로서의 회귀, 날고 싶은 욕망은 신의 거울처럼 발아돼 있었다.

  사람은 서로의 등짝을 매만졌다. 있을 것 같던 날개는, 그러나 없고, 조악한 깃털만 음부 어귀에 남아있을 뿐이었다. 매끈한 남녀 육신은, 서로의 동공에 반사 돼, 새까만 동굴 속을 지상의 노스탤지어다 단언해 갔다.

  그러나 아니다. 향수는 천상에 있었고, 본연의 회귀는, 조야한 깃털이 아닌 본래적 날개에 있었다. 그것은 자신을 덮을 만큼 컸으며, 연인과 이웃을 덮을 만큼 거대했다. 울고 웃는 가면의 인두겁은, 하지만 어떠한 진실도 규명해 주지 못한 채, 거짓의 실낙원만 얘기해 냈다.

  눈을 감으면 영혼은 공기로 비상했다. 오색 행성을 지났고, 항운의 파동도 느꼈다. 손을 뻗쳐 등 어귀를 매만지면, 파도 같은 날개는 태양까지 닿아 있었다. 신은 자신의 은유를 그곳에, 현실 아닌 피안의 세계에 오른 날개를 심어 놓았던 것이다.

  짧은 어귀, 골목을 지나다 전신주와 마주했다. 눈 떠, 피안은 사라졌고, 다홍 불빛이 이마를 내리쬈다. 눈을 찡그려 새빨간 전구 속을 들여다보니, 까만 유기물이 유리 안을 꿈틀대고 있었고, 발가벗은 한 무리의 군중이, 하루살이처럼 서로를 옮아 매, 전구 속 천정을 향해 이전투구하고 있었다.

  끔직한 것이 있다면 신의 권태다. 그리고 거울 같은, 권력에 대한 집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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