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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택남 취재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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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원] 아버지의 이름으로, 쌍용차파업 취재후기

마니아 편집팀 | 2011.11.14 | 조회 12215

아버지의 이름으로

 태양마저도 쉬기 위해 저무는 늦은 오후, 경찰과 사측용역깡패들의 쌍용자동차 점거노동자들에 대한 일명 "고사작전"은 마지막 경찰깡패합동 진압실제훈련이 시작되는 때입니다.


 국민의 세금, 저 위에 있는 노동자들의 세금으로 충당되는 경찰병력과 하루일당 25만원인 사측 용역깡패들은 이 훈련을 끝으로 하루를 끝내지만 67일 동안 점거투쟁을 이어가는 쌍용자동차노동자들은 해가 완전히 지고 난 밤부터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될 것입니다.


 점점 약해지는 자신과의 싸움, 가족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과의 처절한 싸움, 도무지 보이지 않는 미래의 불확실성과의 싸움…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욕구와의 싸움… 오히려 뜨거운 태양아래 최루액으로 범벅이 돼버린 공장옥상에서의 눈에 보이는 것들과의 싸움이 더 편할지 모릅니다.


 현장취재진 또한 해가 지면 현장이 없어져 현장을 떠납니다. 진짜 현장은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정문 앞 경찰과 깡패들의 합동훈련은 쇼잉입니다. 실제 공권력투입은 공장안쪽의 프레스공장으로 집중된다합니다. 기자들의 눈을 피해서이겠죠.


 카메라의 전원을 끄고 담배를 하나 꺼내 물었을 때 공장 정문 앞 몇몇 사람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저도 모르게 다시 카메라의 전원을 켭니다. 그리고 제 아버지와 너무나 닮으신 아버지얼굴이 눈에 들어옵니다.

 공장에 갇힌 아니 스스로를 가둔 이름 모를 노동자의 아버지입니다… 그 옆에 아내들도 보입니다.

 카메라에 담습니다. 그들의 환한 얼굴과 결연한 표정을…


 쌍용자동차 현장에 오는 길에 그 어떤 힘들이 저들을 버티게 하는 것일까… 내내 궁금했습니다.


 하루 종일 전쟁과 같은 싸움을 이어오는 그들에게,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될 대로 된 그들에게, 인면수심의 사형수에게도 배식이 주어지고 전쟁 중 포로에게도 부상치료를 받을 수 있지만 무엇 하나 허락되지 않는 그들에게, 낮과 어둠이 교차하고 폭력경찰과 용역깡패들의 교대시간인 이 짧은 시간 가족들과의 만남이 이들을 버티게 하는 힘 이라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 가족들 중에서도 한참동안 양팔을 흔들며 아들들에게 무언가를 전달하는 아버지의 얼굴이 보입니다. 아들이 볼 수 있게 다른 아들이 볼 수 있게 양손을 힘차게 흔드시며 솟구쳐 오르는 눈물을 이겨내며 응원의 신호를 보내는 아버지…



 현재 언론은 이들을 어떻게 보도 하고 있을까요? 또 훗날 역사는 이들을 어떻게 기록 할까요. 단지 함께 살기 위해  목숨과도 같은 가족들을 떠나 스스로를 사지로 가둔 이들은 언론마저 손에 넣은 가진 자들에게 더 가지기위한 한낱 걸림돌일 뿐일까요.


 적막한 새벽,  밤부터 시작된 고성능 스피커에서 뿜어 나오는 사측의 선무방송,  조합원들의  평온한 밤마저 빼앗아 버리고 지역주민들의 밤마저 앗아가는 저 공허한 소리에, 담배만 연신 피워댔습니다…


글 / 영상 : YTN 보도국 김정원 조합원 (영상취재부 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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