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팝업닫기

윤택남 칼럼

YTN마니아는 항상 여러분과 함께합니다.

[해직순례4일째]짓밟힌 고통의 현장을 걷다!

YTN노동조합 | 2013.06.14 | 조회 2009

[해직순례 4일째] 폭력에 짓밟힌 고통의 현장을 걷다!

                   "요즘 쌍용차 관심갖는 기성 언론은 없어요"

               해고됐다 복직된 유성기업 노동자에겐 이런 통보서가!

 

"내가 왜 이 사람들과 걷고 있는지 모르겠다."

 

미디어피폭지 국토순례 4일째 오전 평택에 다다를 무렵, 조승호 조합원이 양 옆의 노종면, 권석재 두 사람을

지목하며 뜬금없이 내 뱉은 말입니다.

 

뭔가 불화가 생긴 걸까?

 

부분만 왜곡하면 이렇게 전달될 수 있겠죠. 왜곡하지 않고 조승호 조합원의 말 전체를 보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내가 키 컴플렉스가 있는데 걷다 보면 왜 자꾸 키 큰 노종면, 권석재가 양 옆에 서 있다. 내가  여기까지 와서

왜 이 사람들과 걷는지 모르게다.'

 

그래서 한바탕 웃으며 평택으로 가는 발걸음이 더욱 빨라졌습니다.

 

부분만 드러내거나 짜깁기 하면 얼마든지 사실과 진실을 요리할 수 있습니다. 세상에서 뭔가를 왜곡하는 것처럼 가장 손쉬운 것은 없을 듯 합니다.

 

왜곡없이 사실과 진실만을 보도할 수 있는 그날을 위해 해직자들은 도보순례 4일째인 어제(13일)에도

걷고 또 걸었습니다.

 

어제는 몇년 전 사상 최악의 부당 대량해고사태를 맞아 온몸으로 저항했지만 비뚤어진 공권력의 폭력에

짓밟히고 찣겨진 평택 쌍용차 공장을 돌아봤습니다.

 

그 상처 때문에 무려 24명이 목숨을 잃은 크나큰 비극의 현장이기도 합니다.

 

1371126726368.jpg

오전 일찍부터 발걸음을 서둘러 11시도 안 돼 평택 쌍용차 공장에 도착

 

 

  1371126761257.jpg

  아직도 정문 근처에는 '해고는 살인이다 더이상 죽이지 마라'가 세워져 있고, 많은 조화가 쌓여 있습니다.

 언론에 보도되지 않아 거의 잊혀진 현장이 됐지만 누군가의 고통은 여전히 진행중이라는 뜻이겠죠.

 

 

 

 1371126748030.jpg

  '해고는 살인이다 더 이상 죽이지 마라' 바로 옆의 흰 건물 옥상이 당시 우리 YTN의 돌발영상에 나왔던

경찰의 마구잡이 진압 현장입니다. 당시 돌발영상 방송 후 현재의 배석규 사장에 의해 돌발영상 제작자가

하루아침에 대기발령 당하면서 불방사태까지 빚었습니다. 이후 한달도 안돼 총리실의 불법사찰팀은

배석규 씨가 돌발영상 제작자 대기발령 등 '정부에 대한 충성심이 돋보이니 정식 사장으로 임명해야 한다'는

사찰 문건을 만듭니다.

 

 

  

 

 

  공장을 둘러본 후에는 지속적인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쌍용차 노동자들과 가족들을 치유하기 위한

와락센터를 향했습니다.

 

1371123297004.jpg 와락센터 안...치유에는 희망이 필수겠죠. 천진난만한 아이들이 희망입니다.

   1371123306710.jpg

     해고자 가족들이 직접 차려주신 점심을 먹었습니다. 어찌나 맛있던지...위 아래 사진은 식사전과 식사 후

 밥상 상황 비교

 

 1371123317852.jpg

 

 밥값으로 마늘까기 재능기부를 했습니다. 밥값치고는 약했지만 마늘을 둘러싼 값진 대화가 이어졌습니다.

 

 

 1371126710896.jpg "요즘 쌍용차 취재하는 기성 언론은 거의 없어요. 관심갖던 기자나 피디는 다 짤리거나 징계받더군요"

쌍용차 해고자 부인의 말입니다.

 

 

1371126700407.jpg

"소외되고 고통받는 현실이 외면받는 것이 더 서럽죠. 사람 감정 중에 가장 지우기 힘든 것이 억울함이더군요."

라고도 했습니다.

 

 

1371126688162.jpg

다른 해고자의 부인은 "남편이 굴뚝 농성하다 체포돼 경찰서에 면회갔는데, 기다리는 도중 티비에

돌발영상이 나왔어요. 사람을 개 패듯 패서 제 동생이 '어떻게 저럴 수 있냐'고 했더니 형사가 화내며

나가라고 하더군요. 혹시나 조사받는 남편에게 해가 갈까봐 한마디 대꾸도 못하고 나온 게 한이 됩니다."

라고 회상하기도 했습니다. 

 

 

 

1371123331654.jpg

해외 자본, 그와 결탁한 국내 기득권이 쌍용차를 노리면서 수많은 노동자들을 비극으로 몰고 가던 그때,

언론이 이명박 정권의 장악 시도에 맞서 조금이라도 제역할만 했더라면 그렇게 많은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었을까요? 평택의 쌍용은 대표적인 미디어피폭지입니다.

 

 

           1371123252978.jpg  평택을 떠나 이번엔 역시 언론이 외면하고 있는 또 다른 고통의 현장, 천안 유성기업으로 향합니다.

 

 

1371123270825.jpg

고속도로가 위험해 길을 돌아가다보니 걸음이 더뎌지는군요

 

 

 

1371123281038.jpg

여러 시간 논길과 흙길을 헤맨 뒤에야 천안에 진입했습니다.

1371123225537.jpg

아직 유성기업 사태를 기억하는 언론이 과연 있을까요? 하지만 이 곳 노동자들은 여전히 '혹시나 누가

관심을 가져주지 않을까'하는 심정으로 외딴 곳에서 외롭게 외치고 있었습니다.

 

 

1371123211222.jpg

지치고 외로운 싸움을 하면서도 순례단을 환한 얼굴로 반갑게 맞아주는 그들에게선 그저 사람 냄새가 물씬

풍겼습니다. 이명박 정권이 '기업활동을 방해하려는 고도의 술책을 지닌 돈많은 노조꾼'으로 선전했지만 말이죠.

 

 

 

1371123238140.jpg

많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수많은 해고자들이 법원으로부터 복직판결을 받았지만 사측은 다시

재징계 절차를 밟아 해고 수순에 들어갔다고 하네요.

 

 

 BMpzDggCUAAydn5-편집.jpg

해고됐다가 법원 판결로 복직했던 유성기업 노동자에게 지난달 말 사측으로부터 날아든 '해고처분 취소 및

복직 통보'서입니다. 아무 이유없이 재징계하겠다는 말이 붙어있습니다. 이런 것이 보도되고 있나요?

누가 보고 따라하진 않을지 걱정입니다.

 

 

1371126657141.jpg

이 곳이 유성기업 본사 앞입니다.

 

BMrxqjYCQAAn_dR.jpg  울분을 함께 느끼며 다시 길을 나섭니다. 해직기자들의 순례 소식이 많이 퍼졌는지 어제부터는 가끔씩

알아봐주시는 주민들이 거리에서 음료수나 대추츱, 아이스크림 등을 전해주십니다. 감사합니다.

 

해직자들은 닷새째인 오늘(14일)도 미디어피폭지를 향해 열심히 걷고 있습니다. 오늘은 일정을 급히 추가해

1년 전 재생불량성빈혈로 숨진 고 윤슬기 씨가 일하던 삼성전자 천안공장을 찾아가고 이후 예정대로 삼성

온양공장으로 가서, 그곳에서 일하다 꽃다운 나이에 백혈병으로 숨진 고 이윤정 씨의 죽음에는 어떤 사연들이

있는지 조금이라도 알아보려 합니다.

 

대부분 발에 물집이 잡혔고, 일부는 다리도 절룩거립니다. 오늘은 날씨도 뜨겁습니다. 어제는 외부에서 꽤

많은 분들이 동행을 하셨지만 오늘은 그들만의 행군일 듯 합니다. 조합원 여러분의 뜨거운 격려 부탁드립니다.

 

 

 1371169973643.jpg

걷다 보면 간혹 이런 풍경도 접합니다. 세상이 이랬으면 좋겠군요. 누구나 편하게...아무데서나 뒹굴어도 누가

날 해칠 지 모른다는 걱정을 안해도 되는 세상...그래서 언론이 필요한 거겠죠. 

     

 

                        2013년 6월 14일

                       전국언론노동조합 YTN 지부

 

 

  

본 웹사이트의 게제된 모든 이메일 주소의 무단수집을 거부하며, 자세한 내용은 하단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본 웹사이트에 게시된 이메일 주소가 전자우편 수집 프로그램이나 그밖의 기술적 장치를 이용하여 무단 수집되는 것을 거부하며, 이를 위반시 정보통신망법에 의해 형사처벌됨을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이메일을 기술적 장치를 이용하여 무단으로 수집, 판매, 유통하거나 이를 이용한자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등에 관한 법률 제 50조의 2규정에 의하여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집니다.

01. 누구든지 전자우편주소의 수집을 거부하는 의사가 명시된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자동으로 전자우편주소를 수집하는 프로그램, 그 밖의 기술적 장치를 이용하여 전자우편주소를 수집하여서는 아니된다.
02. 누구든지 제1항의 규정을 위반하여 수집된 전자우편주소를 판매·유통 하여서는 아니된다.
03. 누구든지 제1항 및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수집/판매 및 유동이 금지된 전자우편주소임을 알고 이를 정보전송에 이용하여서는 아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