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신>
가둔다는 것은 분명 폭력이다.
그러나 가둠을 교정이라 하는 이유를 어렴풋 짐작해 본다.
겨우 닷새를 갇혀 있고도 교정의 효과를 체감하는 나는 타고난 수인인가?
나는 인간으로서 갇혀 있지만 사람으로서는 갇혀 있지 않다.
저들은 관계를 폭력으로 차단함으로써 나를 징벌하려 하지만 나는 저들의 가둠을 틈타 나에게 몰두한다.
저들이 관계에 얽혀 있던 한 '인간'을 자유로이 자신을 돌아보는 한 '사람'으로 형질변경 시킨 셈이다.
밖에서 내게 걱정하지 말라, 신경 쓰지 말라 한다.
왜 걱정이 안 되겠으며 왜 신경이 쓰이지 않겠느냐마는 가두어진 내가 나에게 몰두하는 것을 방해 받을 만큼 걱정하거나 신경 쓰지는 않는다. 왜? 믿으니까!
250여일의 투쟁을 나 혼자 해온 게 아니란 걸 누구보다 잘 아니까!
밖에서 들리는 소식이 나를 시험할 때도 있다.
모 국회의원이 새로운 중재안을 들고 경영진을 만난 뒤 했다는 말이 그랬다.
"이상해요. 사장이 전무 눈치를 보네요?"
선배랍시고 전무 자리 차고 들어와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것인지, 다른 선배들은 여전히 '줄‘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인지 답답하다. 화가 난다.
한 후배가 분노를 풀고 마음 편히 견디라고 당부했다.
"후배야, 그러고 있으니 걱정 붙들어 매시게"
앞서 말한 대로 나는 이따금 시험에 임하여 잠시 분노하고 관계를 걱정하지만 이내 나에게 몰두하여 시험을 이겨내고 있다.
가둠이 결코 내게 징벌이 될 수 없도록, 오로지 나를 교정하는 시간을 즐기고 있다.
그래서 나를 가둔 저들에게 한마디 들려주고 싶다.
"약 오르지, 메롱!"
2009년 3월 27일 / 구본홍저지투쟁 253일 / 노 종 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