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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종면 옥중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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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종면 위원장 옥중서신 [5신]

마니아 편집팀 | 2010.12.25 | 조회 12925

 <5신>

 유치장 시간이 밤 11시에 가까워지고 있다.

셋 모두 나갈 수 있을까? ‘나만 남는다면...’ 남들 앞에서 ‘위원장은 당연히 구속이지’하며 허세를 부려봤지만 결정의 시간이 가까워지면서 ‘혼자’의 무게를 실감한다.

 조 선배와 덕수는 자고 있을까? 시간을 겪어내는 것이 버거워 눈을 붙여봤지만 생각이 복잡하다.

 신경이 온통 유치장 철문 밖으로 향했다. 결정이 나면 철문이 열리고 소식이 들어올 것이다. 눈을 붙이지 못했던 것은 사실 철문 쪽 자잘한 소음 때문이었다.

아-, 소식이 들어오는군.........................................................

 철문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열리고 그 문으로 조 선배와 덕수가 나갔다. 진수 소리가 그 문으로 들어오고 도현이 목소리도 들어온 듯하다. 둘이 나가고 둘이 들어왔으니 이곳은 여전히 셋인가? 괜찮다. 괜찮다. 나는 결코 혼자가 아니다. 그러므로 두렵지 않다. 두려울 수 없다. 그리고 홀가분하다. 어차피 체포될 때부터 나의 구속은 정해져있었던 것을, 결정 기다린다고 괜히 조바심했다. 저들의 협박에 대서던 그 순간부터 다 정해진 수순이었던 것을 알면서도 모른 채 해왔던 거다.

 며칠 뒤 나의 몸은 구치소로 옮겨질 테지만 나의 마음은 YTN에 남아 저들과 싸울 것이다. 저들은 나를 구속시켰다고 승리감에 안도할까? 우리 조합원들이 그렇게 놔 둘리 없다. 언론인들의 연대가, 민주 시민의 연대가 그리 놔 둘리 없다. 그래서 끝이 보이는 싸움이며, 저들이 지고 우리가 이기는 싸움이다.

 훌륭히 싸우겠지만 한 가지만 당부하고 싶다. 조합원들이 나를 지키는 싸움을 하지 말았으면...뜨거운 분노보다는 차가운 판단으로 대처해줬으면 나는 이미 명예를 얻었으니 인신의 구속에 매여 분노를 촉발 시키고 나면 싸움은 어지러워지고 명예는 공허해질 것이 분명하다.

 선배들의 도움을 이끌어내는 지혜와 외부의 중재 노력에 힘을 실어주는 유연함만이 저들이 원하는 파국을 피해 종국의 승리를 쟁취할 수 있음을 조합원들도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나는 조합원들의 뜨거운 동지애와 현명함을 믿으며 연대의 아름다움을 믿는다.

 그러하니 나는 이제 마음을 보태 투쟁하는 것으로 양해를 구하고 잠시 심신의 안락을 도모하려 한다. 짧은 시간이지만 쇠창살에 적응하기 위한 마음의 준비가 거의 다 되었다.

 이제 눈을 붙여보자.


2009년 3월 24일 / 구본홍저지투쟁 250일 / 노 종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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