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신>
사랑하는 조합원 여러분, 위원장입니다.
먼저 부족함이 많아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죄송하고 또 죄송합니다.
그리고 과분한 염려에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생전 처음 유치장에 갇힌 몸이 됐지만 조합원 여러분이 계시기에 조금도 두렵지 않습니다.
조합원 여러분, 저를 포함한 4명의 체포는 끝까지 인정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YTN 사태의 배후가 결국 정권이었음을 확인시켜줬습니다.
26일 경찰 출석 약속이 돼 있는 상태인데다, 한 번도 경찰 조사를 기피한적 없는 이들을, 휴일 아침 집에서 체포해가는 공권력은, 이미 공권력이 아닙니다.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그러나 더 냉정해 지겠습니다.
당장이라도 회사로 달려가고 싶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을 믿고 결의만 벼려서 웃는 낯으로 나가겠습니다.
여기 이곳은, 권력의 악취가 진동하는 경찰서입니다.
조사를 마친 뒤 짬을 내 몇 자 적습니다만, 유치장 입감을 독촉하고 있습니다.
조합원 여러분.
사랑합니다.
걱정 마십시오.
2009년 3월 22일 일요일 / 구본홍저지투쟁 249일 / 노종면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