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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직일기] 돌아갈 수 없는 길

마니아 편집팀 | 2010.05.03 | 조회 106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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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갈 수 없는 길]


지난 26일 MBC 이근행 위원장이 쓴 아침 편지를 받았습니다. MBC 파업투쟁을 격려하고 지지하는 분들께 보낸 편지였습니다.


그리고 이근행 위원장은 그날 오후부터 단식에 들어갔습니다. 2년 전 YTN 투쟁이 시작될 때 당시 현덕수 YTN 노조위원장이 단식에 들어간 것이 어제처럼 기억에 또렷합니다. MB 정부의 좋은 점이 딱 하나 있습니다. 언론과 민주주의에 대한 정책이 예측가능하다는 것이죠. 특히 방송장악을 위해 소통도 되지 않고 능력도 되지 않은 인사를 사장자리에 앉혀 놓고 밀어붙이는 것은 2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습니다. 그러니 또 해직언론인이 나올까 걱정입니다.


이근행 위원장은 지난 3월 4일 김재철 사장과 합의 이후 MBC지킴이 등 시민단체로부터 많은 질책을 받아야 했습니다. 모든 지도자는 외롭습니다. 더욱이 파업투쟁의 선봉에 선 노조위원장의 고독감은 절대적입니다. 이근행 위원장이 이번엔 제대로 형극의 길을 걷기로 다짐했습니다. 한국기자협회장이 MBC 파업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그리고 이 편지를 이근행 위원장께 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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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행 위원장께 드리는 글>


이근행 위원장! 안녕하십니까? 단식에 들어간 위원장께 안녕하시냐고 묻는 것이 우습지만 그래서 더욱 위원장의 안부를 묻고 싶습니다. 위원장! 건강하십니까?


위원장 편지 잘 읽었습니다.


돌아갈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돌아갈 수 없다고 다시 강조했습니다. 맞습니다. 돌아갈 수 없습니다. 위원장 말대로 오래 벼르고 별러서 나선 길입니다. 설령 역사의 수레바퀴를 뒤로 돌린다 하여 MBC 노동조합과 위원장의 결단이 바뀔 수 있겠습니까?


MBC 조합원들의 민주주의를 위한 결단은 결코 돌아갈 수도, 돌이킬 수도 없습니다. 보수 언론은 MBC 투쟁을 외면할지 모르지만 지금 이 순간도 많은 국민들과 모든 민주시민들은 MBC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MBC 조합원들의 투쟁을 격려하고 응원하고 있습니다.


MBC가 대한민국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최후의 보루이기 때문에 국민들은 MBC 노조가 승리하기를 기원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 출범이후 언론 민주주의를 수호하려다 많은 언론인들이 해직되고 정직됐습니다. 언론민주주의 수호라고 거창하게 표현했지만 사실 언론인으로서 자존심을 지키려다 고초를 겪었습니다. 저 또한 기자로서의 양심과 자존심을 지켜보려다 강제 해직 됐습니다.


언론인이 옳은 것은 옳다고 말하고 그른 것은 그르다고 말하지 못할 때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희망은 없습니다. 이제 MBC가 마지막 남은 민주주의 희망입니다. MBC 조합원들과 MBC 지킴이들의 손에 든 촛불들은 그 희망을 횃불로 승화시키기 위한 불꽃입니다.


이근행 위원장! 긴 싸움을 준비하신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반드시 이겨 돌아오겠다고 다짐하셨습니다. 꼭 이기고 돌아오십시오.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기자들과 시민들이 위원장과 MBC 노조를 지켜드리겠습니다.


한국기자협회 회장 우장균 올림


글 : 우장균 조합원 (제42대 한국기자협회장, YTN해직기자)


[우장균 해직일기]는 한국기자협회보 칼럼 [우장균의 못 다한 이야기]에 동시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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